경쟁사 상품이면 어때…증권사, 투자매력 커진 `스팩` 쇼핑 중

이달 5% 이상 지분 공시만 8건…전년대비 4배
KB증권 가장 활발해…장내매매로 투자수익 ‘쏠쏠’
PBS 계약 맺은 헤지펀드도 주요 투자수단 활용
  • 등록 2019-06-20 오전 6:00:00

    수정 2019-06-20 오전 6:00:00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 투자가 인기를 끌면서 증권사가 자사 스팩 상품이 아닌 경쟁사가 설립한 스팩 사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비상장사와 합병 기대감에 주가가 크게 뛰는 곳이 있어 큰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데다 상대적으로 높은 안정성 때문에 스팩 투자가 늘어나면서 굳이 자사 상품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 스팩 시장에서 증권사 간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 스팩 주식 모으는 KB·삼성·이베스트證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다른 증권사의 스팩을 5% 이상 보유한 건수는 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 같은 내용의 공시가 2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증권사 간 스팩 투자가 활발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스팩이란 비상장 기업들이 합병해서 증시에 입성할 수 있도록 증권사가 설립하는 서류상의 회사다. 증권사들은 통상 스팩을 설립할 때 자기자본을 투입하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삼성증권은 지난 11일 하루에 IBKS제5호스팩(254120) 등 6개 스팩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지분 공시를 통해 밝힌 주식 보유 목적은 단순 투자와 장외파생상품 거래의 헤지였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올해 들어 케이비제10호스팩(250930)키움제5호스팩(311270) 지분을 각각 6.93%, 6.34% 갖고 있다고 공시했다.

KB증권은 10일 단순 투자 목적으로 삼성머스트스팩3호(309930)한국제8호스팩(310870) 지분을 각각 6.25%, 6.75%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KB증권은 스팩 투자에 활발한 편이다. 올해 공시 기준으로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스팩만 10개에 달했다.

투자도 활발하다. KB증권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7차례에 걸쳐 DB금융스팩6호(306620) 주식을 2010~2025원 선에 장내 매수했다. 가장 최근인 이달 3일 8000주를 장내 매도했는데 처분단가는 이보다 10%가량 높은 2229원이다. 몇 달 새 스팩 투자로 쏠쏠한 수익을 거둔 것이다.

◇ 주가 급등 매력에…안정성도 부각

증권사가 스팩 주식 사들이기에 나서는 이유는 전반적으로 스팩 투자 여건이 양호하기 때문이다. 스팩은 상장 때 시가총액이 100억원 안팎 소규모여서 매수세가 몰리면 주가가 크게 오르는 경우가 많다.

3년 내 합병할 기업을 찾지 못하면 상장폐지 수순을 밟는데 주식이 휴지 조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주주들이 청산 후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어 안정적 투자처로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증시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스팩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마켓포인트를 보면 케이비제10호스팩(250930)은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70% 가까이 올랐다. IBKS제9호스팩(297570)은 17일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한달새 44%대 상승했다. 앞서 14일에는 엔에이치스팩10호(256630)가 상한가를 나타내기도 했다.

스팩의 몸값이 올라가다 보니 지난해까지만 해도 100대 1을 넘기기 어려웠던 공모청약 경쟁률도 크게 뛰어 올랐다. 이달 들어 청약을 진행한 신한스팩5호(654대 1), 케이비스팩18호(279대 1), 신영스팩5호(597대 1)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증권사의 자기자본 매매(프랍 트레이딩)가 아닌 경우도 있다. 대형 증권사는 헤지펀드에 신용공여와 증권대차 등을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통해 스팩을 매매하는 헤지펀드가 급증해 지분 공시도 이뤄지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PBS 계약을 맺은 헤지펀드가 주식 거래를 할 때 계약 당사자인 증권사 이름으로 공시하는 경우가 있다”며 “대형 투자가 쉽지 않은 소규모의 헤지펀드가 스팩을 주요 투자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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