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로 푸는 사회문제]③서울시가 주도하는 `한국형 SIB`

2015년 경계성지능 아동 사회성 높이기 사업 `성공적`
서울시, 2호 SIB프로젝트로 청년실업 예방사업 추진중
경기도는 물론 충남 부여군까지 SIB사업 속속 확대돼
  • 등록 2020-01-25 오전 7:17:00

    수정 2020-01-25 오전 7:17:00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국내 사회성과연계채권(SIB) 1호 프로젝트는 서울시가 지난 2015년 사업자 선정부터 시작한 경계성지능 아동의 인지기능과 사회성을 높이는 사업이었다. 특히 이는 국내를 넘어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최초의 SIB사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미 3년간의 사업수행기간을 마친 이 사업은 당초 사업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고, 조만간 구체적인 내용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진행했던 SIB 프로젝트는 서울시내 아동복지시설에 있는 경계성지능 아동 100여명의 지능과 사회성을 높이는 일이었다. 경계성지능은 웩슬러 지능지수가 71~84 수준으로 흔히 `느린 학습자`라고 불리는데 지능지수가 아예 70 이하이면 지적장애아로 분류돼 정부 지원을 받지만 경계성지능 아동들은 이같은 지원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나중에 지적장애로 악화되거나 성인이 돼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기초생활수급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매우 높다.

SIB를 통해 이들을 선제적으로 지원함으로써 향후 발생할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려는 게 사업 목표였다. 일찌감치 이들을 지원해 원만하게 사회생활을 하도록 한다면 나중에 발생할 수 있는 기초생활수급 지원 등 더 막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대상아동 중 33% 이상이 목표한 성적으로 개선되면 투자원금을 돌려받게 되고 42% 이상을 개선시키면 원금에 추가 인센티브를 받는 구조였다. 투자자들이 받을 수 있는 수익률은 연 8% 정도였고 3년 누적으로 최대 26% 정도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사업목표 달성에 실패할 경우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리스크는 존재했다.

이들 경계성지능 아동들을 대상으로 예방적으로 인지기능과 사회성의 향상을 돕는 전문가들과 양육 멘토들이 투입됐고 참여하는 수혜 아동의 인지기능 및 사회성이 객관적 지표를 통해 개선되는 비율이 33%일 때부터 투자 인센티브가 발생하는데 놀랍게도 이 사업의 성과 비율은 52.7%에 이르렀다.

이 사업에 참여했던 한 아동은 “멘토 선생님과 함께 하면서 저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되었고 선생님은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았어요”라고 후기를 남겼고 양육 멘토는 “우리가 함께할 수 있도록 3년이라는 충분한 시간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SIB라는 구조가 제공한 3년이라는 안정적인 사업 기간이 가져다 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에 고무된 서울시는 2호 프로젝트까지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3년간 일자리가 없는 만 19~34세 청년 5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알선해주는 SIB 프로젝트로, 국내외 취업자와 창업자수를 기준으로 성과 달성 여부를 판단한다.

국내 청년실업 인구는 43만명에 이르며 여기에 잠재구직자까지 더하면 1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체 실업률 대비 청년 실업률 격차도 90년대 3%포인트였던 것이 2017년에는 6%포인트대까지 벌어졌다. 또 청년들이 원하는 노동 수요와 실제 공급 간 미스매칭이 크다는 점이 청년실업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미스매칭을 해소함으로써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주겠다는 목표다.

서울시뿐 아니라 경기도도 SIB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워킹맘들이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경력단절여성(경단녀)을 미연에 막는 사업은 물론 취약계층이나 저소득층 청소년들이 취업해 사회에 적응해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기초자치단체까지 확산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시행한 SIB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충청남도 부여군은 전국 기초자치단체 처음으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치매예방 서비스분야에서 SIB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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