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래의 인더스트리]배터리? 이차전지?

  • 등록 2021-05-29 오전 8:02:00

    수정 2021-05-29 오전 8:02:00

이데일리 독자 여러분은 아마도 지난해와 올해 대화 이슈가 바뀐 것을 느끼실 겁니다. 지난해엔 부동산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면 올해 들어서는 주식 이야기가 대부분일텐데요. 그만큼 올해 들어 주식시장이 뜨겁습니다. 하지만 정작 개인 투자자들은 반도체와 바이오, 이차전지 등 최근 주식시장 이슈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강경래의 인더스트리’는 최근 주식시장과 함께 산업계를 달구는 이슈를 보다 쉽게 전달, 투자 등에 도움이 되실 수 있도록 주말마다 관련 배경지식을 다룰 예정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짓는 이차전지 공장 (제공=SK이노베이션)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지난 한 주 가장 큰 이슈라면 단연 한미정상회담이었습니다. 미국에 바이든 정부가 들어선 뒤 처음으로 진행한 양국 간 정상회담이었는데요. 이번 정상회담 키워드를 3가지로 정리해본다면 반도체와 바이오, 그리고 배터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강경래의 인더스트리’에서는 앞서 반도체와 바이오 관련 내용을 언급했구요. 그래서 이번엔 ‘배터리? 이차전지?’라는 주제로 다뤄볼까 합니다.

우선 독자분들은 배터리냐, 이차전지냐, 어떤 게 맞느냐는 생각을 하실 겁니다. 실제로 언론에서도 배터리와 이차전지, 이 두 가지 용어를 혼용해서 쓰는데요. 우선 어떤 게 맞는지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과거 카세트로 음악을 듣던 시절입니다. 영화 ‘라붐’에서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 ‘소피 마르소’죠, 카세트 이어폰을 끼워주면 거기에서 음악 ‘리얼리티’가 나왔죠. 이 영화를 보고 같은 방법으로 사랑 고백을 하는 일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모바일 이어 전기차에 쓰이며 주목받는 ‘이차전지’

그리고 여기 카세트에 들어가는 배터리. 마트나 문방구에서 배터리를 구매하고, 수명이 다하면 버린 뒤 다시 배터리를 구매했었는데요. 이는 한번 쓰고 버리는 일차전지입니다. ‘건전지’라고도 하죠. 과거 카세트 등에 쓰였던 일차전지는 지금도 가스계량기 등에 여전히 활발히 사용됩니다. 일차전지 분야에서는 코스닥에 상장한 비츠로셀이 프랑스 사프트, 이스라엘 타디란 등과 함께 전 세계 시장을 주도합니다.

이제 ‘라떼’에서 벗어나 현재로 돌아옵니다. 독자분들이 쓰시는 스마트폰. 충전해서 다시 쓰고 충전해서 다시 쓸 수 있죠. 이렇게 한번 쓰고 버리는 게 아닌, 충전을 통해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배터리가 바로 이차전지입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배터리 종류는 크게 일차전지와 이차전지, 또 연료전지 등으로 나뉩니다. 최근 모바일과 전기자동차 등에서 언급되는 것이 이차전지인 점을 감안할 때 ‘배터리’라는 용어보다는 ‘이차전지’라고 표현하는 게 더 정확할 듯합니다.

이차전지는 그동안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활발히 채용됐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진공청소기에서 전원을 연결하는 코드가 없어지는 추세에 따라 무선청소기 등에도 채택이 되구요. 전동공구 등에도 활발히 쓰이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내연기관 자동차가 줄어들고 전기자동차가 늘어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전기자동차 에너지원으로 이차전지가 쓰인다는 것이죠.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는 394만대에 달할 전망입니다. 지난해 시장 규모가 228만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무려 72.8%가 늘어나는 셈입니다. 나아가 4년 뒤인 2025년에는 전기차 시장 규모가 1126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는 처음부터 전기자동차에 특화해서 완성차 시장에 진출했구요. 완성차 분야에서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큰 성공을 거두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 특허 분쟁 타결

이러한 흐름에 따라 현대자동차는 최근 ‘아이오닉5’를 출시했구요. 기아 역시 ‘EV6’를 공개하는 등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도 신차를 전기자동차로 출시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해외 완성차 업체인 볼보는 최근 방송광고를 통해 ‘볼보가 전기차 회사로 전환하는 이유’라는 문구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전기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이차전지 시장 역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IHS에 따르면 전기자동차에 쓰이는 이차전지 시장 규모가 올해 64조원에서 오는 2025년 186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럴 경우 관련 시장은 5년 사이 무려 3배나 증가하는 셈입니다. 이렇게 이차전지가 빠르게 성장하는 것을 주목하고 국내에서도 일찌감치 이차전지를 ‘제2의 반도체’라고 부르며 육성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쳐왔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반도체만 강한 게 아니라 이차전지도 강합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전기자동차용 이차전지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20.5% 점유율로 2위, 삼성SDI가 5.3%로 5위, SK이노베이션(096770)이 5.1%로 6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습니다. 전 세계 상위 10곳 중 무려 3곳이 한국 기업입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업계 1위는 중국 CATL이구요. 점유율은 31.5%에 달합니다. 한국 업체 3곳 점유율을 모두 합쳐도 CATL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우리나라가 전 세계 D램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71.6%라는 경이로운 점유율을 올리는 점과 비교할 때 아직 국내에서 이차전지는 반도체만큼의 포스를 내뿜고 있지는 못합니다.

이런 점에서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특허 분쟁이 타결된 점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지난달 11일이었구요. 2년 이상 국내와 미국에서 법정 공방을 벌이며 평행선을 달려온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특허 분쟁. 결국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가 노력한 끝에 결국 양사간 합의를 도출할 수 있었습니다.

앞서 2018년 전후로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SK이노베이션으로 대거 이직했구요. 이 과정에서 이차전지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이 자사 인력과 함께 핵심 기술을 가져갔다고 LG에너지솔루션 측이 주장하면서 시작한 분쟁이었습니다. 분쟁이 더 장기화했을 경우 결국 웃게 되는 건 중국 등 이차전지 해외 경쟁사였을텐데요. 이제 한국 이차전지 업체들이 힘을 합쳐 전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작업에 나서야 할 때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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