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권 말마다 반복되는 공직기강 해이, 이런 게 적폐다

  • 등록 2021-06-21 오전 6:00:00

    수정 2021-06-21 오전 6:00:00

문재인 정부의 임기 말 공직기강 해이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대통령의 정상 외교 의전 및 홍보와 관련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가 하면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국장과 부하 직원이 근무시간 중 낮술을 먹고 몸싸움을 벌이다 감찰을 받는 등 불미스런 일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군에서는 상급자에 의한 부하 성추행 사건이 빈발하고 있는 가운데 장병 부실급식 논란까지 불거지며 공직사회 전반에 대한 국민 신뢰를 위협하고 있다.

공직기강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사례는 청와대는 물론 중앙부처와 지자체 등에 널려 있다. 청와대는 최근 문 대통령 부부의 오스트리아 방문 소식을 전하는 소셜미디어 계정에 오스트리아 국기가 아닌 독일 국가를 게재했다가 댓글들이 오류를 지적하자 황급히 수정하고 “야근자 실수”라고 해명했다. 2018년 11월 체코 방문 때는 청와대 영문 계정에 이미 25년 전 사라진 국호인 ‘체코슬로바키아’라고 표기하기도 했다. 상대국이 대단히 불쾌할 수 있는 결례이며 모두 정상 외교에 흠집을 낸 큰 사고다.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P4G 정상회의 때 개막식 동영상에 북한의 능라도 영상을 끼워 넣는 사고를 친 것 또한 흐트러진 공직기강과 무관치 않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실수” 유감을 표시한데 이어 외교부도 실무자를 문책하고 제작업체 수사 의뢰를 검토 중이지만 반복되는 실수는 고의 또는 실력 부족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 분노와 실망은 클 수밖에 없다.

청와대와 중앙부처, 군의 기강 해이가 이럴 정도면 일선 지자체 상황은 더 심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전주에서는 최근 한 달 새 공무원 3명이 잇달아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됐다. 이에 앞서 부산에서는 간부 경찰관 등 5명이 도박을 하다가 즉결심판에 회부되기도 했다. ‘복지부동’ ‘줄대기’와 함께 공무원들의 일탈은 정권 말기마다 심해진다지만 이는 문 정부가 그토록 강조한 ‘적폐’ 중 적폐가 아닐 수 없다. 문 정부 출범 후 지난해 말까지 공무원 수는 무려 9만 9465명 늘었다. 국민 신뢰 회복은 물론 공무원 증원의 타당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정권 말 공직 기강을 바로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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