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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야심작 ‘옵테인 메모리’…기업용 SSD 1위 발판
20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마이크론과 공동 개발한 차세대 메모리 기술 ‘3D 크로스포인트(X Point)’를 적용한 노트북용 ‘옵테인(Optane) 메모리’ 제품을 올해 3분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3D 크로스포인트는 속도는 빠르지만 전원을 끄면 데이터가 사라지는 D램의 특성과 속도는 느리지만 데이터가 보존되는 낸드플래시의 특성을 결합한 기술로 지난 2015년 7월 첫 공개됐다. 인텔은 이 기술을 적용한 옵테인 메모리를 지난해 4월 데스크톱 PC 및 서버용 등을 출시했지만, 현재까지 시장 반응은 미미하다는게 업계 평가다. 이에 인텔은 게이밍 제품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뚜렷한 노트북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로 라인업을 늘려 차세대 메모리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차세대 메모리가 현 시점에선 수요가 제한적이지만, 인텔이 자사 플랫폼을 활용해 탑재량을 늘리면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인텔은 서버 등 엔터프라이즈(기업용) SSD 시장에서 옵테인 출시 이후 삼성과 함께 글로벌 점유율 1위에 올라서는 등 상당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2017년 글로벌 기업용 SSD시장 점유율은 인텔과 삼성전자 모두 30.8%를 차지하며 나란히 세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인텔이 3D 크로스포인트 기술을 공개한 2015년 당시엔 삼성전자(29.8%), 인텔(28.7%)로 근소한 차이로 삼성이 앞섰지만, 2년 새 시장 판도에 상당한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기술을 공동 개발한 마이크론도 2015년 4.4%에서 2017년 7.1%로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약 60% 성장했다.
中 기술 격차 1~2년까지 좁힐 우려…차세대 메모리 등 준비해야
차세대 메모리 분야는 인텔과 마이크론을 제외하곤 업계 전체가 기술 개발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에 비해 성능·가격 면에서 별다른 장점이 없기 때문이다. 또 D램과 낸드플래시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제품들이 속속 선보이며, 차세대 메모리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하지만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미세공정 및 적층(쌓아올림) 난이도가 나날이 높아져, 향후 기술적 한계와 맞닥뜨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삼성전자 등 한국 업체들이 메모리 분야 초(超) 격차 전략을 영원히 지속할 순 없다는 얘기다. D램은 10나노미터(nm·1억분의 1m)급에 진입한 이후 미세공정 개발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또 낸드플래시도 5세대 96단에 접어들고 있는 3D낸드의 적층 한계가 200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국내 메모리 업계는 단기간에 시장 판도가 바뀔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그러나 D램·낸드플래시에 대한 초격차 지속과 함께 차세대 메모리에 대한 제품화 및 양산도 고민해 볼 시점이 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기술력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깨닫고 있어 앞으로 메모리 등 부품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 것”이라며 “우리는 압도적 기술 격차를 유지하며 인텔이 선점하려는 차세대 메모리 시장에 대한 준비도 착실히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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