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유해동물과 '전쟁중'

천적없는 유해동물 개체수 급증
소형 육식동물 늘려 생태계 복원해야
  • 등록 2013-11-26 오전 7:48:57

    수정 2013-11-26 오전 7:48:57

최근 낙동강 일대에서 발견된 뉴트리아./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유선준 기자] 지난 3일 인천 강화군 농장에는 야생 고라니떼가 출몰해 1억여원에 달하는 농작물 피해를 입었다. 다음날에도 이 고라니떼는 이 농장을 습격, 농작물을 파헤치는 등 농민들에게 또다시 적잖은 피해를 줬다. 마을 주민들이 고라니 포획에 나섰지만 이빨이 날카롭고 성질이 사나워 결국 포기해야 했다.

유해 동물들로 인한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농작물 피해는 물론, 민가에 출몰해 주민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사례도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포상금을 내걸고, 수렵을 권장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소형 육식동물과 같은 천적을 늘려 생태계를 복원함으로써 근본적인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천적 없는 유해동물 수렵 권장해도 개체 수 늘어

뉴트리아·멧돼지·고라니·비둘기·황소개구리·붉은귀거북 등 유해 동물로 지정된 야생동물의 개체 수가 매년 증가해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농작물에도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천적이 없어 새끼를 낳는대로 숫자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낙동강 일대는 최근 괴물쥐로 불리는 뉴트리아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뉴트리아가 낙동강 인근 마을의 농작물을 갉아먹어 1000여만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이 같은 농작물 피해가 최근 낙동강 일대를 중심으로 120건에 달한다.

야생 멧돼지로 인한 피해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전남 완도지역에선 멧돼지 50여마리가 출몰, 5000여만원에 달하는 농작물 피해를 입혔다. 먹이가 떨어진 멧돼지가 주택가와 도심지역까지 출몰해 주민들을 공포로 몰아넣는 일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지난 8일 경기 의정부시 중앙초등학교 운동장에 150kg의 멧돼지가 나타나 사람들에게 위협을 가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쏜 총을 맞고 현장에서 사살됐다.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부암동 카페골목에서는 멧돼지가 출몰해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리·여우 등 소형 육식동물 늘려 생태계 복원해야”

정부와 지자체들은 유해 동물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포상금을 내걸거나 단체수렵을 허가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낙동강 일대에 뉴트리아 피해가 속출하자 경상남도는 마리당 2만원씩의 포상금을 내걸었다. 경남 진주와 사천시, 남해·하동군 등은 이달 1일부터 순환수렵장을 개장하기도 했다. 낙동강 일대에 서식하는 뉴트리아는 1만여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야생동물단체와 환경단체 등은 이 같은 유해동물 포획제가 한시적인 대책에 불과하다며 생태계 복원을 통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먹이사슬 상위에 위치한 육식동물의 개체 수가 적어 초식·잡식동물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리와 여우 등 작은 육식동물이라도 인위적으로 숫자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오하진 한국동물보호협회 중앙회 과장은 “현재 국내 생태계에서는 멧돼지가 ‘왕’ 노릇을 할 정도 육식동물을 찾아보기 힘들어 초식·잡식동물의 개체 수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유해동물 포획제를 시행하는 것보다 생태계 복원사업을 실시하는 것이 생태계를 보존하는 빠른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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