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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 동물들로 인한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농작물 피해는 물론, 민가에 출몰해 주민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사례도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포상금을 내걸고, 수렵을 권장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소형 육식동물과 같은 천적을 늘려 생태계를 복원함으로써 근본적인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천적 없는 유해동물 수렵 권장해도 개체 수 늘어
뉴트리아·멧돼지·고라니·비둘기·황소개구리·붉은귀거북 등 유해 동물로 지정된 야생동물의 개체 수가 매년 증가해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농작물에도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천적이 없어 새끼를 낳는대로 숫자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낙동강 일대는 최근 괴물쥐로 불리는 뉴트리아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뉴트리아가 낙동강 인근 마을의 농작물을 갉아먹어 1000여만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이 같은 농작물 피해가 최근 낙동강 일대를 중심으로 120건에 달한다.
“이리·여우 등 소형 육식동물 늘려 생태계 복원해야”
야생동물단체와 환경단체 등은 이 같은 유해동물 포획제가 한시적인 대책에 불과하다며 생태계 복원을 통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먹이사슬 상위에 위치한 육식동물의 개체 수가 적어 초식·잡식동물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리와 여우 등 작은 육식동물이라도 인위적으로 숫자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오하진 한국동물보호협회 중앙회 과장은 “현재 국내 생태계에서는 멧돼지가 ‘왕’ 노릇을 할 정도 육식동물을 찾아보기 힘들어 초식·잡식동물의 개체 수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유해동물 포획제를 시행하는 것보다 생태계 복원사업을 실시하는 것이 생태계를 보존하는 빠른 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