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카불서 IS 소행 폭탄테러…최소 80명 사망

△23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80명이 사망하고 231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진=AFP)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80명 이상이 사망하고 231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

23일(현지시간) 아프간 보건부는 시아파 하자라족 수천 명이 카불 시내에 모여 시위를 하던 도중 폭탄이 터져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테러가 발생하자마자 IS의 선전매체인 아마크 뉴스통신은 “IS 대원 두 명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시아파가 모여 있을 때 폭탄을 터뜨렸다”고 보도해 IS의 소행임을 공개했다.

아프간 정보당국은 이번 테러가 아프가니스탄 악친 지부에 소속돼 있는 아부 알리라는 개인이 계획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테러는 3명의 테러범에 의해 자행됐고 폭탄이 장착된 조끼를 입던 이들이 동시에 폭탄을 터트렸다고 설명했다.

시위에 참여했던 사비라 잰은 “평화 시위를 진행하던 도중 폭탄이 터지는 소리가 들렸고 모두가 비명을 지르며 도망갔다”며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전했다.

이번 테러는 2001년 미국 주도의 탈레반 축출이 시작된 이후 최악의 테러로 기록된다. 탈레반은 1994년 아프가니스탄 남부에서 결성된 무장 이슬람 단체다.

그동안 하자라족에 대한 최악의 테러는 2011년 12월 카불에서 시아파의 최대 종교행사인 아슈라 축제 때 벌어진 것으로 당시 55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 테러는 파키스탄 수니파 무장단체인 라스카르-에-잔그비의 소행이었다.

탈레반은 웹사이트를 통해 이번 테러와는 연관이 없다면서 테러는 내전을 촉발하기 위한 음모라고 규정했다.

페르시아어를 사용하는 하자라족은 아프가니스탄 인구의 9%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아프간 소수 민족 중에서는 세 번째로 인구가 많지만 오랜 기간 차별을 받아왔고 탈레반 정권 하에서는 수천 명이 처형되기도 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애도의 날로 정하고 복수를 선언했다. 유엔 아프간 지원단 대표인 야마모토 다다미치는 테러를 전쟁범죄로 규정했다. 미국과 러시아 역시 테러를 비난하고 카불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