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파이 키우자”…커지는 ETF 시장에 수수료 경쟁 치열

낮은 수수료 내걸고 점유율 확대 경쟁
ETF서 수익 못내는 후발주자 부담↑
카피캣 범람도 수수료 경쟁 격화시켜
“업계 건전한 성장 위한 자성 있어야"
  • 등록 2024-03-26 오전 5:45:00

    수정 2024-03-26 오전 5:45:00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수료 인하 경쟁도 격화하고 있다. ETF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자산운용사들이 당장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파이를 키우는 데 방점을 두면서다. 한편에서는 수수료를 앞세운 출혈 경쟁이 지속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5일 금융투자협회가 공시한 각 자산운용사의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운용자산(AUM) 50조원 이상의 8개 운용사 가운데 지난해 수수료 수익이 전년 대비 증가한 곳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펀드 부진에 운용사들이 ETF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대부분 중소 운용사들은 우선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저가 수수료를 앞세우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들어서는 ETF 시장 점유율의 80%가량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간 수수료 경쟁도 불붙었다. 지난 5일 삼성자산운용이 ‘국내 리츠 월배당 ETF 중 최저’를 내걸고 연 0.09%의 총보수로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 ETF를 상장하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9일 애초 연 0.29%였던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ETF의 총보수를 연 0.08%로 인하했다. 두 상품은 모두 국내 상장 리츠에 투자하는 ETF로 상품 구조가 유사하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의 1, 2위인 삼성이나 미래의 경우 점유율을 뺏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한두 개 상품에서 수수료를 경쟁적으로 낮춰도 다른 상품에서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이들 운용사와 달리 ETF 부문에서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는 다른 운용사들의 경우 이 같은 경쟁이 굉장히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수수료 인하 경쟁에 총보수가 연 0.01%까지 내려간 상품도 있다. 지난 2021년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국내에서 처음 ‘한국판 SCHD’로 출시한 ‘ACE 미국고배당S&P’는 상장 당시 총보수가 연 0.50%였지만, 신한자산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이 더 낮은 수수료로 비슷한 상품을 출시하자 해당 상품의 총보수는 연 0.01%까지 인하됐다. 투자자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지만 이 같은 출혈경쟁은 장기적으로 ETF 시장 전반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운용사마다 특색 있는 상품을 내놔도 다른 운용사에서 비슷한 구조의 상품을 만들기가 쉽다는 점도 수수료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ETF 베끼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했다. 독창성 있는 ETF를 신상품으로 지정하고, 유사한 ETF를 상장하려는 경우는 6개월이 지난 뒤 상장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신상품 보호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이다.

결국 운용업계서는 자정 노력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유사한 구조에 일부 종목을 추가해 차별화한다면 독창성을 판단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며 “운용업계 스스로 건전한 성장을 위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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