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걸린 '청바지' 세대·인종 초월하다

국립민속박물관 '청바지' 특별전
보편적 민속문화 다룬 첫 기획전
내년 2월 23일까지 257건 390점 전시
  • 등록 2014-10-17 오전 6:41:00

    수정 2014-10-17 오전 6:41:00

국립민속박물관 ‘청바지’ 특별전에 전시된 세계 각국의 청바지(사진=국립민속박물관).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1946년 개관한 국립민속박물관은 우리 민족의 전통 생활문화를 조사·연구·수집하고 이를 전시해왔다. 2000년대부터는 해마다 200만명의 관람객이 찾을 정도의 위치에 올랐다. 특히 최근에는 한민족의 문화를 보존·계승하는 것을 넘어 인류학과 융합하는 세계민속학계의 흐름을 받아들이고 교류하는 전문기관으로서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내년 2월 23일까지 여는 ‘청바지’ 특별전은 그런 민속박물관의 방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전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의도로 기획됐기 때문이다. 청바지는 우리 민족이 만든 복식이 아니다. 19세기 중반 미국 서부 광산노동자들이 즐겨 입던 작업복에서 시작됐다. 이후 전 세계로 퍼져나가며 지역에 따라 미국문화의 상징이나 혹은 저항·자유의 아이콘으로 자리를 잡았다. 국내에 청바지가 알려진 시기는 1950년대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군들이 작업복으로 입으면서부터다.

이처럼 청바지는 우리 고유의 생활문화에 비춰봤을 때 부합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청바지’ 전을 연 까닭은 전통과 민속에만 함몰될 경우 박물관으로서의 발전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서다. 새로운 소재를 찾던 끝에 청바지로 결론을 모았다. 한 해 18억장이 팔릴 만큼 청바지에는 세대와 인종을 초월할 수 있는 인류 보편의 문화요소가 담겨 있다고 판단했다.

전시에서는 다양한 청바지, 청바지로 만든 예술품, 관련 인터뷰와 광고영상 등 257건 390점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청바지 탄생과 확산’ 등 4개로 구분된 전시장을 둘러보면 청바지에 얽힌 역사와 사연을 알 수 있다. 청바지를 전문으로 하는 국·내외 의류회사들도 참여했다. 세계적인 인류학자로서 청바지를 연구하고 있는 영국 정경대의 다니엘 밀러 교수의 자문도 받았다.

덕분에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청바지 문화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됐다. 하지만 여전히 전통 민속문화와 이질적인 청바지가 민속박물관에 자리잡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다. 한국이 한때 청바지의 세계적인 생산지였던 사실과 그에 따른 애환도 중요하게 부각되지 않았다. 02-3704-3114.

국립민속박물관 ‘청바지’특별전에서 선보인 청바지 관련 미디어아트 사료(사진=국립민속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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