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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부르는 게 값"…매매 누르니, 억 단위로 뛰네

서초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114㎡ 한달새 2.5억 ↑
분양가상한제 확대적용, 자사고폐지, 전세대출효과
"하반기 입주물량 많지만, 전셋값은 더 오를 것"
  • 등록 2019-08-09 오전 4:00:00

    수정 2019-08-09 오전 7:24:44

강남4구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기덕 경계영 기자] “지금 전세는 부르는 게 값이다. 재건축아파트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면 가격이 더 떨어질까봐 집을 안사고 전세만 찾고 있다.”(서초구 잠원동 H공인 대표)

서울 강남권 전세시장이 불안하다. 특히 강남권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 적용으로 매수세가 확 줄어든데다, 자립형사립고 지정 취소 여파로 학원가가 밀집한 대치동 일대 전세수요가 증가하면서 더욱 불한한 모습이다. 서초구는 하반기 재건축 이주수요 6000여 가구가 몰리며 전·월셋값이 급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초, 하반기 재건축 이주로 전셋값 ↑

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월 첫째 주(8월 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폭은 0.04%로 일주일 전에 비해 0.01%포인트 늘었다. 특히 강남3구는 3주 연속 오름세다. 서초구는 재건축 이주 수요에 0.19% 급등하며 오름폭이 더욱 확대됐다. 강남구도 0.08%를 기록, 일주일 만에 두 배 이상 뛴 지난 주 전셋값 변동률(0.09%)과 비슷한 수준이다. 송파구(0.04%)도 3주 연속 전셋값 상승폭을 늘렸으며, 지난달 내내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인 강동구 전셋값은 보합세를 보였다.

서초구는 전세 물건이 씨가 마르면서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가 실거래가가 될 정도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면적 84㎡짜리 아파트는 지난달 보증금 12억9000만원에 전세 실거래됐다. 한 달 전 같은 단지 같은 크기의 아파트가 전세보증금 11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4000만원이나 오른 금액이다. 인근 반포자이도 비슷한 상황이다. 전용면적 59㎡짜리 아파트가 지난달 9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된 전셋집보다 보증금 7000만원 가량 올랐다. 강남권 최고가 아파트로 꼽히는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전용면적 112㎡) 전셋값도 이달 초 19억5000만원으로 한달 여 만에 2억원이나 올라 실거래됐다.

서초구 잠원동 H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반포주공 재건축 이주가 확정되면서 주변에 전세 매물은 아예 없다”면서 “매물이 나오면 부르는 게 값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반포동의 B공인중개소도 “전용 84㎡ 전세가는 올 봄에 비해 1억원 넘게 올라 13억원대”라면서 “전용 66㎡짜리도 5000만원 올라 9억3000만원선에 거래됐고, 물건이 하나둘 나오면 금세 빠진다”고 전했다.

자사고 취소 여파로 학군 수요가 더 강해진 강남구 대치동 일대 전셋값도 강세다.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114㎡는 이달 초 21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되며 한달여 만에 2억5000만원이나 뛰었다. 대치 SK뷰 전용 84㎡의 경우 13억~13억5000만원으로 1억5000만원 가량 올랐다.

총 9510가구에 달하는 공룡 대단지 송파구 헬리오시티 영향으로 올 2분기 7억원까지 떨어졌던 송파구 잠실 리센츠(전용 84㎡) 전셋값도 최근 8억5000만~9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S중개사무소는 “잠실엘스 같은 경우도 매물이 자주 안 나온다”며 “휴가시즌 지나 8월 셋째주 넘어가면 순식간에 나가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자금대출 100조 넘었다

강남권 전셋값 상승의 주된 이유는 잇따른 주택매매시장 규제로 대기수요가 전세로 눌러앉은 영향이 크다. 특히 다음주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택지 내 분양물량까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매매 대기 수요가 더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아파트 거래량은 233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029건)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정부가 자사고를 지정 취소하면서 다시 학군이 좋은 강남으로 옮기려는 수요가 증가한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사고를 보내지 않을 바에야 상대적으로 학업성적이 좋은 강남권 초·중·고등학교에 자녀를 보내려는 맹모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세자금대출도 기름을 부은 격이다. 올해 4월 말 기준 전세자금대출 규모는 이미 100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국내 은행(주택도시기금 재원 대출 포함)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102조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말 92조5000억원에서 9조5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잠원동 H공인 대표는 “전세대출은 1~2%대 금리로 쉽게 빌릴 수 있다보니 집주인이 부르는 가격에 맞춰 재계약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내년까지 전셋값 상승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랩장은 “서울 입주량이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4만호는 될 것 같은데 상한제 실시로 향후 전세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고, 올 하반기 반포 1단지 재건축 이주수요 여파로 동작구 일대까지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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