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10)코로나19 이후 브라질의 모습은

  • 등록 2020-07-11 오전 6:10:24

    수정 2020-07-11 오전 6:10:24

[편집자주] 이데일리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공동으로 세계 주요 국가들에 주재하고 있는 무역관장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해당 국가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소식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국내 기업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세계는 지금’ 연중기획은 올해 말까지 연재됩니다.

[이성훈 KOTRA 상파울루무역관 과장] 항상 브라질은 먼 거리, 12시간의 시차, 정보 부족 등의 이유로 우리 기업에게 ‘우선 순위가 낮은 시장’으로 꼽힌다. 그러다 보니 진출하는 ‘타이밍’이 맞지 않아 좋은 기회를 놓이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코로나 진단키트’의 경우도 그렇게 느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던 3~4월께 대부분의 진단키트 제조기업들은 유럽과 미국 시장에 집중했다. 코로나19 사태는 브라질 진단키트 시장 진출의 기회기도 했고 수요도 큰 편이었지만 수요가 대부분의 기업들에게는 후순위 시장일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당시 브라질에 관심을 보인 일부 우리 기업들은 4월에 기업별 최소 100만 테스트 이상을 수출하게 됐는데 이 기간 미국, 유럽지역에서 계약된 거래보다 훨씬 큰 규모였다. 올해 4월까지 국산 진단키트를 수출한 103개 국가 중 브라질로 가장 많은 370억 원(전체 수출의 13%) 규모의 수출이 이뤄졌다는 통계가 발표된 5월부터 기업들의 진출 문의가 급증했다.

다만 이미 신규 기업의 진입은 어려운 상황이었다. 현재 브라질 식약처(ANVISA) 인증을 받은 진단키트 종류만 200개가 넘는데 이 중 한국 제품은 약 10개 수준이다. 즉 유럽, 미국과 함께 브라질 시장에도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관심을 갖고 집중했던 국내 기업들은 큰 규모의 계약도 체결하고 까다로운 현지 식약처 인증으로 진입하기 어렵던 큰 규모의 브라질 진단키트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입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건 ‘타이밍’이었다.

▲브라질 진단키트. (사진=KOTRA)
한국과 중국, 일부 유럽 국가들은 이미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된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 산업별 전문가들이 다양한 웨비나에서 유망 품목, 분야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각 정부도 이를 대비하는 정책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브라질의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 바이어들은 내년 이후를 고민하고 대비하는 움직임이 많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도 하다.

2020년 7월 초 기준으로 브라질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약 145만 명, 사망자는 약 6만 명에 이른다. 여전히 매일 약 4만 명의 확진자와 약 1000명의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다. 경제 재개를 고집하는 대통령에게 반대한다는 이유로 1개월 만에 보건부장관 2명이 해임되고 코로나19 대응용 공적자금을 주지사들이 횡령하는 등 정부의 책임감 없는 대응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세계은행과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올해 브라질 경제성장률 -7%에서 -9% 사이로 전망한다. 올해 들어 1달러에 4헤알에서 5.9헤알 수준까지 약 30% 급락한 환율과 멈출 기미가 없는 코로나19 피해가 지속되자 조금씩 코로나 이후를 걱정하는 분위기이다.

▲혁신제품(나노필름) 현지마케팅. (사진=KOTRA)
하지만 코로나19에 대한 느린 대응 등 현재의 브라질의 상황이 오히려 우리에겐 지금까지 높은 관세와 비관세 장벽으로 진입하지 못했던 브라질 시장을 두드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지금까진 다른 산업에서도 브라질 진단키트 시장 진입에 성공한 일부 한국기업과 같은 사례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이미 중국, 유럽의 경쟁 기업들이 관련 시장을 선점하는 동안 관심밖에 있었거나 우선순위에 밀려 기회를 잡을 ‘타이밍’을 놓였던 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최근 코로나19 이후에 떠오를 혁신 품목들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브라질 바이어들은 느리긴 하지만 보통 미국, 유럽 등에서 유행하면 빠르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의외로 시장수요도 큰 편이다. 더욱이 유망 품목과 기술들에 대해서는 제도적 규제가 느리고 수입에 의존해야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히려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경우가 많다.

지난 4년간 브라질로의 수출과 투자진출을 지원하면서 항상 아쉬운 건 ‘타이밍’이었다. 우리 기업들이 조금이나마 공감하고 브라질에 대해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나아가 빠른 ‘타이밍’으로 좋은 기회를 얻길 희망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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