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간분석)현대 자구안 발표..발벗은 정부는 몇점인가

  • 등록 2000-11-17 오전 9:02:26

    수정 2000-11-17 오전 9:02:26

사진에 먼저 눈이 간다. 같은 하늘을 짊어지고서는 못살 것만 같았던 정몽구-몽헌 형제가 나란히 섰다. 옆으로는 "현대차, 건설지원" "현대건설, 1조규모 자구안 발표" 등의 제목이 대문짝만하게 뽑혔다. 몽구-몽헌 형제의 회동으로 현대문제가 해결의 가닥을 잡았다는 빅 뉴스가 17일자 다수 조간의 1면 머릿기사다. 형제간의 만남이나 대화내용이 이처럼 크게 실리기도 힘들 것이다. 차의 건설지원은 현대모비스가 정주영씨의 자동차 지분을 인수하고 기아차가 오토넷지분을 사들이는 등 2100억원 규모의 지원을 한다는 내용이다. 차외에 중공업까지 포함, 건설에 대한 지원규모가 총 4000억원대라고 제목을 단 곳도 있다. 현대그룹의 향후 진로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서울경제는 형제 계열사들의 지분변동으로 현대그룹의 밑그림이 바뀌고 새판짜기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썼다. 중앙은 재계 2위의 현대가 14개사의 계열사만 거느리게 되고 재계 순위는 5위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과 상선의 2사 체제로 대북 및 해외사업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심중 하나는 정부역할에 대한 평가다. 정부가 개별기업 문제에 너무 깊숙히 관여함으로써 재벌구조조정의 원칙을 무너뜨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 수능식으로 말하자면 정부가 내놓은 답은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지만 문제풀이 과정은 끼워 맞추기식으로 낙제점을 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한경은 정부가 앞에서는 시장원리와 원칙을 공언하면서 뒤로는 계열사를 동원, 원격조종에 나섰다며 신관치 논란이 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설이나 기자칼럼, 만평 등에서도 정부의 원칙없는 현대처리, 시장원리를 외면한 해법 등에 대해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경향만평은 MK가 MH에게 돈을 건네주는 테이블밑에 누더기옷을 걸친 정부가 무릎을 꿇고 MK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있는 모습을 그려냈다. 서울대 정운찬 교수는 한 강연에서 현대건설을 비롯한 부실기업은 과감히 청산해야 하며 정부가 재벌들에게 계열분리를 요구하면서 현대건설에 대해서는 형제들이 도와야 한다고 하는 것은 시장에 혼선과 실망을 주는 것이라며 정부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조간들은 때마침 이뤄진 지원사격성 뉴스에 큰 제목을 달고 사진까지 실어가며 비중있게 다뤘다. 자구안 발표가 과연 충실한 답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매경은 현대건설의 자구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과 연말까지 갚아야 하는 만기차입금을 따지며 이번 자구안 발표로 급한불은 끄지만 내년 이후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건설이 이번 자구안을 통해 부채규모를 목표대로 줄일 수 있을지와 건설에 대한 계열사의 지원이 적절한 절차와 방법으로 이뤄지는가는 정부와 채권단에 넘겨진 과제들이다. 한경은 고급카페와 룸살롱 업주 등 호화사치를 일삼는 203명에 대해 국세청이 특별세무조사를 벌인다는 기사를 1면 머리에 올렸다. 중앙은 IT업체 등 국내 닷컴사들의 자금난을 틈타 싼 투자를 노리는 외국의 유수 관련업체들이 투자러시를 이루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경은 삼성, 현대, LG 등 재계의 인사가 당초 연말에서 내년 2월로 연기되고 세대교체와 맞물려 큰폭의 물갈이가 있을 것이라고 1면에 크게 보도했다. APEC회의에서 정상들이 WTO(세계무역기구) 뉴라운드 내년 출범을 골자로 한 선언문을 채택했다는 소식과 한달여만에 다시 35달러를 넘어선 국제유가 등도 경제관련 주요뉴스로 실렸다. 이밖에 전날 국회본회의에서 있었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과 답변, 오늘로 예정된 검찰총장 탄핵소추안 처리를 둘러싸고 예상되는 여야간 격돌, 수능고득점자 속출로 고득점 인플레가 우려된다는 소식 등이 1면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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