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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EP), IMM프라이빗에쿼티(PE), 베어링PEA,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교보생명 재무적 투자자(FI)들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신창재 회장과 FI들과의 분쟁은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 행사 요구에서 비롯됐다.
앞서 지난 2012년에 교보생명은 2대 주주인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지분(24%)을 팔자 경영권 방어를 위해 FI들에게 지분 24%를 1조2000억원 수준에 넘겼다. 당시 FI들은 교보생명 상장을 조건으로 내걸었고 3년 내 이를 이루지 못할 경우 신 회장을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하겠다고 계약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교보생명 상장이 이뤄지지 않자 FI들은 2조4000억원에 달하는 풋옵션 행사를 요구했고 신 회장은 풋옵션 조항을 넣은 계약이 불공정하다며 관련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ICC 중재 최종 결과는 이르면 내년 말쯤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FI 입장에서는 엑시트(투자금 회수) 기간이 길어질수록 교보생명 가치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득이 될 것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PE는 지난 2009년 예당온라인(현 와이디온라인) 최대주주였던 예당엔터테인먼트와 예당엔터 창업주의 지분 36.5%(570만주)를 534억원에 사들였고, 이후 10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등 총 634억원의 자금을 들였다. 이후 미래에셋PE는 콜옵션 행사를 통해 53억원 가량 회수했다.
미래에셋PE는 회사 경영 정상화를 위해 유상증자에 참여했기 때문에 여전히 와이디온라인 지분 13.44%(422만주)는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IB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PE가 울며 겨자먹기식 매각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부정거래까지 나타났다”며 “미래에셋PE가 손실을 메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MBK파트너스의 유선방송업체 딜라이브(옛 씨앤엠), IMM의 로드숍 화장품 미샤 등이 엑시트가 미뤄지는 대표적인 투자 사례로 꼽혔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서는 증권사들이 대체투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셀다운(재판매)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며 “다만 증권사들이 무리하게 셀다운에 뛰어들면서 자체 보유로 떠안을 처지에 놓인 증권사들도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