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도, 기업 유턴도 성공한 대만…코로나에도 홀로 웃었다

전세계 마이너스 성장 줄잇는데 1분기 GDP 1.54%
코로나에도 7조원 투자…"리쇼어링 투자 총 42조원"
"'中의존도 낮추기' 공급망 재편은 대만에게 기회"
  • 등록 2020-05-14 오전 5:00:00

    수정 2020-05-14 오전 5:00:00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4월 24일 대만 뉴타이페이시티에 있는 사이버보안국 세레모니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코로나19 기승이 정점에 달했던 4월 16일, 대만에서는 1720억대만달러(7조 5751억원)에 달하는 투자계획이 발표됐다.

투자에 나선 기업은 대만 최대 발광다이오드(LED)업체 에피스타와 반도체 관련회사인 신취안 테크놀로지와 취안지 테크놀로지, 쳉위안 테크놀로지 등이다. 이들 기업은 앞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5세대(5G) 통신, 웨어러블 기기, 디스플레이 수요 등에 대비해 생산·개발 능력을 늘리고 관련 인력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흔들림없이 기업 투자가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은 대만정부가 지난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리쇼어링(Reshoring·제조업을 본국으로 회귀) 정책이 빛을 발한 덕분이다.

총 투자액 1조대만달러 달해…“산업생태계 바뀌고 있다”

사실 대만은 우리나라와 여러모로 유사한 나라이다. 전체 GDP의 65%를 수출이 차지할 정도로 수출 의존도가 높고 제1수출국도 중국이다. 산업구조 역시 TSMC·폭스콘 등 정보기술(IT) 제조업 분야에 집중돼 있으며 우리나라 기업들과 경쟁 구도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안에 두 가지 체제’라는 뜻으로 ‘대만과 홍콩·마카오는 체제는 다르지만 하나의 중국’이라는 의미로도 쓰인다)를 거부하는 대만 차잉잉원 정부는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일환에서 시작한 것이 2019년 1월 1일 발표된 ‘대만기업 투자환경 행동방안’이라는 리쇼어링 정책이다.

차이잉원 정부는 중국 내 있는 자국기업들을 복귀시키기 위해 해외 자산을 팔아 자국으로 들여오는 기업에 세금을 우대하고 이들이 저리의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을 펼쳤다. 실제로 정책은 효과를 발휘했다. 지난 8일 대만 공업국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이들 정책을 통해 확보한 투자액은 총 1조대만달러(41조원)에 달한다.

쿵밍신 대만 정무부장은 1억대만달러 중 2000억대만달러가 지난해 투자됐으며 올해는 3253억대만달러가 투자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연간 GDP의 1.7%를 차지하는 숫자로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위축되는 가운데서라도 대만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 대만 1분기 GDP는 전 세계 대부분 나라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가운데서도 전년동기 대비 1.54% 증가했다.

코로나19로 민간소비가 급격하게 위축됐지만, 원격근무와 자택근무 등으로 반도체 등 전자부품 수출이 증가했다. 여기에 투자 역시 견고하게 이뤄지면서 경제성장률에 0.7%포인트 기여했다.

장지안이 대만경제연구소장은 “지난해에는 1차 벤더 역할을 하는 대기업들이 대만으로 이전하거나 공장을 확장했다”며 “이후 ‘암탉이 병아리를 데려오듯’ 2·3차 벤더인 중소기업들이 서서히 대만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 호재에 초기 방역 성공까지…리쇼어링 기업 好好


지난해부터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하자 대만은 리쇼어링 정책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추가관세를 부과하며 중국산 제품 가격이 오르자, 그 자리를 대만 제품들이 차지하게 된 것이다.

국제연합무역개발회의(UNCTAD)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동안 대만의 추가 대미 수출액은 42억달러 가량 증가해 주요 대미 수출국 중 가장 증가 폭이 컸다. 이후에도 대미 수출액 증가세는 이어져 지난해 11월에는 월간 기준 세 번째로 높았다.

우리나라는 2019년 상반기 추가 대미수출액이 10억달러를 소폭 웃돌며 6위에 그쳤다.

여기에 대만정부가 코로나19 초기 방역에 성공하면서 대만으로 회귀한 기업들은 오히려 안정적으로 생산활동을 할 수 있었다. 인구 2400만명인 대만은 현재까지 확인된 코로나19 감염자가 440명, 누적 사망자는 7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코로나19를 잘 통제하고 있는 국가로 꼽힌다.

장 소장은 “새로운 세계 무역규칙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만의 이익과 다른 국가의 이익을 일치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글로벌 공급사슬은 ‘타이완 플러스 원’(Taiwan Plus One)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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