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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주식 저가매수할 4가지 이유에도…외인은 ‘셀 재팬’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달러로 표시한 닛케이 평균주가는 약 20% 떨어졌다. 도쿄증권 매매대금의 70%를 차지하는 외인들이 매도세로 일관한 탓이다. 이 기간 외국인들은 1조5281억엔(약 14조8187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인은 2021년 상반기부터 3분기 연속으로 순매도 중이다. 특히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는 현물과 선물 순매도액이 2조엔을 넘었는데 이는 2012년 이후 가장 규모가 크다.
일본 주식시장 가격 매력도가 높아진 상태라는 점을 고려하면 의외의 현상이라는 평가다. 일간겐다이는 16일 “일본 주식이 싸졌다는 것이 시장의 컨센서스”라며 4가지 이유를 들었다. 먼저 선진국 중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는 나라는 일본이 유일하기 때문에 주식 투자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또 기업 실적 전망 역시 유럽의 경우 마이너스대로 떨어졌지만 일본 기업은 플러스를 기록했으며, 밸류에이션 역시 미국의 대표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5배 초반까지 낮아졌다면 일본 닛케이225의 PER은 11배까지 떨어진 만큼 반발 매수세 유입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상황이 유리한데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일본 주식 ‘줍줍’은 커녕, 팔아치우고 있다. 이유로는 1998년 외환위기 수준으로 약세를 보이는 엔저현상 때문에 ‘이중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기업 실적 상승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엔저가 달러로 사들인 일본 주식 가치를 깎아 먹을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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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셀 재팬’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중국 경기 전망과 일본 주식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이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출신 투자 어드바이저인 이치오카 시게오는 지난 11일 JB프레스에 이같이 밝혔다.
실제 상해종합주가지수가 5023.10을 찍었던 지난 2015년 외국인의 일본 주식 매입액도 19억5000만엔(약 189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중국 증시가 하락하면서 동시에 외국인의 일본 주식 매수액은 줄었다. 상해종합주가지수가 3000대로 내려앉은 2022년 현재 외국인은 일본 주식 7억9000만엔(약 76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치오카는 “이는 외국인 투자자가 일본 기업 실적이 중국 경제에 영향을 받는 정도가 크다고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한국, 이대로 가면 외인 유출 따라갈수도
외인이 떠나는 일본 증시의 상황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국내증시 역시 외국인이 주류이며 외인이 빠질 때 증시가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중국 경제의 향방에 따라 주가가 결정되는 나라 역시 일본뿐만이 아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동남아시아 국가보다도 한국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고수와 수출 감소가 중국 경제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커서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큰 한국 등 동북아 국가들이 통화 가치 방어에 취약할 것이란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