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흘려 일하는 그 자체가 커다란 기쁨이며 비할 수 없는 행복이다. 큰 부를 일구고 그 대부분을 사회에 기부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는 워런 버핏도 젊은 사람들에게 “돈을 많이 버는 일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인생에서 일 자체의 기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덧붙이면, 재물은 일하는 기쁨 뒤에 자연히 따라오는 부산물과 같다는 의미다.
남모르게 자선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밝고 여유롭게 비치는 까닭은 무엇인가. 한계효용체감 법칙에 따라 자신이 포기한 작은 효용의 대가가 어려운 이들에게는 비교할 수 없이 커다란 효용을 줄 수 있다는 확신과 기쁨 때문이리라. 사실 우리가 시각을 조금만 넓게 하면 기부행위를 통해 사회의 총 효용을 확장하는 일은 생산증대와 똑같은 결과를 낳기 때문에 부가가치 창출의 또 다른 방법이다. 땀 흘려 번 돈의 효용을 가능한 크게 하는 일이야말로 경제적 동물의 참된 경제적 행위라고 생각하면 답이 금방 나온다.
후진사회일수록 거부들의 기부활동이 서민이나 중산층에 비하여 절대금액에서도 부족한 까닭은 무엇일까. 이 비정상적인 현상은 정당치 못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한 사람이 많다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정경유착, 내부자거래, 뇌물 같은 살얼음판을 건너면서 부당하게 축적한 부를 남을 위해 사용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아니면 지저분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손상된 체면이나 양심의 응어리 같은 것을 물질로 채우려는 보상심리 때문인가.
어쩌면 아무리 쌓고 쌓아도 허기진 욕망의 세계, 결코 완성될 수 없는 바벨탑에 대한 그치지 않는 미련 때문이 아닐까. 그 무서운 노아의 대홍수를 겪고도 다시 욕심을 낸 후손들이 바빌론에서 하늘에 닿는 바벨탑을 쌓으려 욕심을 냈으나 인간의 힘으로는 애초부터 불가능했었다.
우리 사회에서 세금과 기부 마일리지 제도 도입이 너무 늦었다는 느낌이다. 기부 많이 하고 세금 많이 낸 인물들은 국가에 큰 공을 세웠다.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사회에 공헌하고 세금과 기부금까지 많이 낸 이들이 진정한 국가유공자다. 이들이 뜻하지 않은 일을 당하여 인간다운 생활을 위협을 받을 경우 그동안 쌓아온 마일리지로 일정 수준 이상의 생계를 보장받게 한다면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덜해지며 사람들 모여 사는 사회는 한층 밝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