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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한 올도 남김없이 살려낸 희고 검은 털 사이에 빛나는 푸른 눈동자. 세상에서 가장 큰머리를 가진 백호와의 눈싸움이 시작됐다. 주눅 들게 하는 호랑이의 외형도 외형이지만 값 매기기도 버거울 크라운, 매단 줄에서까지 뚝뚝 떨어지는 보석도 감당하기 쉽지 않다.
‘보석’이라. 이쯤에서 떠오르는 이가 있지 않은가. 맞다. 작가 김지희(36)의 ‘실드 스마일’(Sealed Smile·2020)이다.
그 허무한 욕망이 이제 외부로 전이가 된 듯하다. 그이의 작품에서 주변부에 머물던 동물, 하다못해 해골까지 중심부로 진출했으니.
6월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5길 표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찬란한 소멸의 랩소디’에서 볼 수 있다. 장지에 채색. 193×130㎝. 작가 소장. 표갤러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