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학생 최모씨는 코로나19 사태에도 개최가 가능하다는 뮤직페스티벌 포스터를 보고 지난해 3월 친구들과 티켓 3장을 미리 구매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비슷한 종류의 행사가 하나둘씩 취소되면서 이 행사 역시 취소될까 불안했지만 ‘존버는 승리한다’는 슬로건을 내세운 업체는 “연기됐다”는 공지만 보냈다. 계속된 날짜 변경에 개최 여부조차 불투명해지자 막막해진 최씨는 환불을 신청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티켓 금액을 다시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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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행사에서 17만원에 티켓 두 장을 구매한 직장인 최모씨는 지난해 10월 환불 신청을 하면 올해 1월까지 돌려주겠다는 업체 공지를 받았다. 누락자가 생기더라도 올해 2월까진 환불을 완료해주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는 바로 환불 신청서를 작성했지만 아직까지 돈을 돌려받지 못했고 홈페이지에 일대일 문의글을 남겨도 돌아오는 건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란 답변뿐이었다. 최씨는 “유명한 페스티벌이고 코로나 이전엔 주변에서도 많이 다녀와서 이런 곳인지 몰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무통장입금으로 티켓을 구매한 피해자들은 직접 업체 측에 환불을 요구해야 해 금액을 돌려받기 더욱 힘든 처지다. 카드 결제의 경우 피해자들이 직접 카드사에 환불 요청을 수차례 넣은 끝에 환불에 성공했다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실제로 피해자들이 모여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엔 무통장 입금으로 결제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2015년 해당 페스티벌에서 즐거웠던 기억으로 다시 티켓을 구매했었다는 남모(28)씨는 업체가 오히려 다른 상품으로 바꾸는 식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남씨는 “지난달 업체에서 비슷한 콘서트를 진행한 것이 있는데 상품을 이관하면 ‘초대권 1장’을 추가 제공한다며 돌려막기식으로 운영하는 것 같다”며 “(이관되는 행사는) 결제했던 가격에 걸맞은 라인업도 아니고 연사들도 당일 변경되는데다 공연도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다고 들었다”고 토로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업체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서울시에 위법사실을 통보했고, 서울시에서도 회신을 받지 못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전해진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되면 해당 사업자에게 공문발송과 유선 연락 및 방문을 하면서 사건 해결을 요구하고 있지만 (업체와) 연락이 되지 않아 환급 처리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비슷한 사건이었던 머지포인트는 사업자와 연락이 닿아 어떻게든 처리할 수 있었다. 현재는 경찰이 해당 사건을 대상으로 수사하는 내용을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