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강행하다 잠수"…'청춘페스티벌' 환불 대란, 업체 '묵묵부답'

2030에 유명한 페스티벌…코로나에도 강행
개최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환불…소액 피해 수백명
"업체 연락 안돼 돈 못돌려받아" 분통
"머지포인트보다 더해…경찰 수사 의뢰"
  • 등록 2022-03-16 오전 6:20:00

    수정 2022-03-16 오후 9:33:31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결제한 지 1년째인데 환불해 준다고 하면서 연락도 안 받아요…유명한 페스티벌이어서 믿고 결제한 건데 이런 줄 알았으면 돈 안냈을 거에요.”

20대 대학생 최모씨는 코로나19 사태에도 개최가 가능하다는 뮤직페스티벌 포스터를 보고 지난해 3월 친구들과 티켓 3장을 미리 구매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비슷한 종류의 행사가 하나둘씩 취소되면서 이 행사 역시 취소될까 불안했지만 ‘존버는 승리한다’는 슬로건을 내세운 업체는 “연기됐다”는 공지만 보냈다. 계속된 날짜 변경에 개최 여부조차 불투명해지자 막막해진 최씨는 환불을 신청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티켓 금액을 다시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사진=독자제공)
2030세대들이 많이 찾는 청춘페스티벌은 연예인이나 유명연사가 참석해 공연과 토크쇼를 펼치는 행사다. 2010년부터 매년 개최하며 많은 시민들이 페스티벌을 찾는 등 유명세를 떨쳤지만 코로나19 속에서도 티켓 판매를 강행하면서 2020년부터 환불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개최 소식에 티켓을 구매한 소액 소비자들은 계속된 연기와 일방적 통보에 환불을 요청하고 있지만 업체 측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아 티켓 구매에 썼던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같은 행사에서 17만원에 티켓 두 장을 구매한 직장인 최모씨는 지난해 10월 환불 신청을 하면 올해 1월까지 돌려주겠다는 업체 공지를 받았다. 누락자가 생기더라도 올해 2월까진 환불을 완료해주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는 바로 환불 신청서를 작성했지만 아직까지 돈을 돌려받지 못했고 홈페이지에 일대일 문의글을 남겨도 돌아오는 건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란 답변뿐이었다. 최씨는 “유명한 페스티벌이고 코로나 이전엔 주변에서도 많이 다녀와서 이런 곳인지 몰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수백 명의 피해자들은 한국소비자원과 국민신문고 등에 문의를 넣으며 피해 구제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업체와 연락이 되지 않아 취할 수 있는 행동이 사실상 없다. 15일 이데일리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해당 업체 등록된 전화로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업체 대표전화는 “코로나19로 직원 보호를 위해 운영하지 않는다. 메일과 온라인 상담만 운영한다”는 안내만 반복했다.

무통장입금으로 티켓을 구매한 피해자들은 직접 업체 측에 환불을 요구해야 해 금액을 돌려받기 더욱 힘든 처지다. 카드 결제의 경우 피해자들이 직접 카드사에 환불 요청을 수차례 넣은 끝에 환불에 성공했다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실제로 피해자들이 모여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엔 무통장 입금으로 결제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무통장입금으로 티켓을 구매한 박모(29)씨는 “카드결제는 카드사에서 승인 취소를 해주고 있는데 무통장 입금자들은 거의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식으로 통지를 받았다”며 “업체 SNS와 카카오톡 채팅, 공정거래위원회 등 모든 방면으로 해결책을 찾으려고 했는데 해결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5년 해당 페스티벌에서 즐거웠던 기억으로 다시 티켓을 구매했었다는 남모(28)씨는 업체가 오히려 다른 상품으로 바꾸는 식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남씨는 “지난달 업체에서 비슷한 콘서트를 진행한 것이 있는데 상품을 이관하면 ‘초대권 1장’을 추가 제공한다며 돌려막기식으로 운영하는 것 같다”며 “(이관되는 행사는) 결제했던 가격에 걸맞은 라인업도 아니고 연사들도 당일 변경되는데다 공연도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다고 들었다”고 토로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업체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서울시에 위법사실을 통보했고, 서울시에서도 회신을 받지 못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전해진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되면 해당 사업자에게 공문발송과 유선 연락 및 방문을 하면서 사건 해결을 요구하고 있지만 (업체와) 연락이 되지 않아 환급 처리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비슷한 사건이었던 머지포인트는 사업자와 연락이 닿아 어떻게든 처리할 수 있었다. 현재는 경찰이 해당 사건을 대상으로 수사하는 내용을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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