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 쏠린 자산운용②]“호황 지속 힘들다”…불나방처럼 뛰어드는 운용사

고액 연봉 스카우트 제안에 부동산 운용역 인력난 심화
부동산 경기 언제 꺾일지 몰라..중소형 신생사 난립에 우려 급증
대형 외국계 운용사도 적자전환..총운용자산 1조가 '관건'
  • 등록 2018-09-18 오전 5:00:00

    수정 2018-09-18 오후 5:41:18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A자산운용사는 해외 부동산 대체팀 설립을 준비중이다. 하지만 몇개월 째 본부장을 구하지 못해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A자산운용사 부사장은 “부동산 대체투자 인력 기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출근일까지 정해 놓은 상황에서 모 증권사가 더 좋은 조건의 연봉을 제시해 채용을 못한 게 벌써 두번이나 된다”고 말했다. 그는“기본 연봉을 3억원 선으로 제시하는 증권사의 인센티브 시스템을 운용사는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경력직뿐 아니라 신입 사원들의 몸값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외국계 자산운용사에 다니던 B씨는 최근 부동산 투자로 영역을 넓힌 헤지펀드로 이직하며 기본 연봉 1억원을 약속 받았다. 입사 경력이 3년차에 불과하지만 해외 대체투자 경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경력 10년차 40대초반 본부장이 금값, “부르는 게 값”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운용역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운용 경력이 전무한 신입 사원 연봉이 7000만~8000만원선에서 형성되는가 하면 투자 경력이 있는 운용역들의 연봉은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수직상승 중이다.

하지만 기본급보다는 딜 성과시 제공되는 인센티브가 연봉에 더 큰 부분을 차지한다. 최근 증권사 인센티브는 전통적인 주식, 채권 담당 임원이 아닌 부동산 부문 담당 임원의 연봉이 훨씬 더 높다. 한화투자증권에서는 부동산금융을 담당하는 최용석 상무보(9억7000만원)를 비롯해 신훈식 상무보(8억9100만원), 유재석 부장(8억3800만원), 신민식 상무보(5억700만원) 등 4명이 CEO보다 높은 보수를 받았다.

운용사의 경우 금융지주 계열사보다는 독립 운용사들의 연봉이 더 높은 편이다. 최근 운용사들이 증권사처럼 딜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는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어서다. 올 상반기 빅딜로 알려진 더케이트윈타워는 매각을 담당한 팀이 약 30억원의 성과보수를 받았다.

부동산 운용사로 돈이 몰리면서 신생사 설립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자본금 20억원만 있으면 설립이 가능해지며 중소형 운용사들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말 기준 등록된 국내 자산운용사는 총 228개로 2015년 93개에 비해 2.5배 증가했다. 여기에 기존 주식 위주의 종합운용사들이 부동산 부문으로 투자 영역을 확대하면서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안다자산운용, 라임자산운용 등이 대체투자 운용역을 대거 채용했고 타이거자산운용은 올해 처음으로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며 전문인력을 영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쏠리면서 우수 인력들도 부나방처럼 몰리고 있다”며 “부동산 경험이 없는 업계 인력들의 이직과 전직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외국계 대형사 라살 적자전환…“2~3년내 옥석가려질 것”

문제는 지금 같은 시장 호황이 앞으로 지속되기 힘들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2~3년내에 최근 난립한 중소형 운용사들이 정리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생사들이 급증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의 절반은 소위 빅4(사모펀드 운용자산 기준, 이지스·미래에셋·삼성에스알에이·하나대체투자) 운용사가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시장을 중소형사들이 나눠 출혈 경쟁을 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신생사 설립 이후 2년을 고비로 보고 있다. 자본금 20억원으로 설립한 운용사가 2년 내에 딜을 수주하지 못하면 버티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신생사가 회사 운용을 유지하려면 적어도 총운용자산(AUM)이 1조원 이상 돼야 하지만 이를 넘길 수 있는 운용사는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생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중 한 곳이 폐업 진행 절차를 밟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생 운용사의 연간 유지비가 10억원 정도”라며 “2년이면 자본금 20억원이 적자로 돌아선다”고 말했다.

벌써부터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운용사들도 늘고 있다. 지난해 6월 3525만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던 시몬느자산운용은 올해 6월 기준 6억4490억 순손실을 냈다. 시몬느자산운용은 기존 인력이 대거 이탈하며 신규 딜 수주에 애로를 겪고 있다.

심지어 외국계인 라살운용사도 지난해 6월 16억원의 당기순익을 냈지만 올 상반기13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대형사들도 펀드 마케팅 상황에 따라 적자 전환 되기도 한다”며 “부동산 경기가 꺾기면 우후죽순 난립한 운용사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처참한 사고 현장
  • 미모가 더 빛나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