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비로 4년 공부, 6년 후 전역하는 간호장교들

  • 등록 2020-03-11 오전 6:00:00

    수정 2020-03-11 오전 8:16:15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체력의 한계를 이겨내며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군 간호장교들의 모습이 뭉클한 감동을 주고 있다.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임관식 날짜까지 앞당겨 국군대구병원으로 달려간 초임 간호장교들에 대한 국민 응원도 이어지고 있다.

간호장교는 대다수가 국군간호사관학교 출신이다. 민간 대학 간호학과를 나와 군 장교 시험에 합격해 임관한 이들도 있지만 소수다. 간호사관생도들은 4년간 기숙 생활을 하며 181학점을 이수한다. 임상 실습 시간은 1080시간에 달한다. 기초 군사훈련과 유격훈련, 야전간호, 전투외상간호, 재난응급간호 훈련 등이 끝없이 이어진다. 간호사 국가고시까지 합격해야 비로소 국군 간호장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간호사관학교를 졸업한 장교는 다른 사관학교 출신 장교와는 달리 장기복무장교가 아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이 임관 후 6년간 의무복무 후 전역한다. 간호병과 영관급 자리가 극소수라 소령 진급이 어렵기 때문이다. 중령 진급은 말그대로 하늘의 별따기다. 그러니 간호사관학교 생도들은 기수 당 10% 정도인 교직이수자로 선발되기 위한 사투를 벌인다. 전역 이후 보건교사가 되기 위해서다. 보건교사는 정년도 보장되고 3교대 근무 등에서 벗어날 수 있어 전역 후 최고의 직업으로 꼽힌다. 간호사관학교 무용론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존치론자들은 사스와 메르스 사태 등 국가적 위기 때마다 보여줬던 간호장교들의 활약상을 강조한다. 또 민간 간호사들이 야전에 근무할리 만무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국가가 4년을 투입해 길러낸 인재들이 더이상 갈 곳이 없어 6년만에 군문을 나와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굳이 의무행정 병과를 따로 둘게 아니라, 생도시절부터 전문교육을 받고 실제 의료 임무를 수행한 간호장교들이 행정과 정책도 할 수 있게 하는게 합리적이다. 이들을 영관급 장교로 진급시켜 야전부대 의무대장에도 앉히고 국방부 보건정책과나 각군 본부 의무 파트에서 일하도록 하는게 국가가 투자한 자원의 효율적 사용 아닐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대전광역시 유성구 국군간호사관학교에서 신임 소위들의 선별진료소 훈련을 참관한 뒤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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