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김치 논란에 문화 갈등까지…업계 줄줄이 '손절' 비상

中 ‘알몸 배추’ 파동 후폭풍③
비위생 식품으로 불거진 중국산 불매운동
"김치는 파오차이, 한복은 한푸 유래" 주장에
역사·문화 왜곡 갈등 재점화로 국민적 반감↑
"엮이면 큰일"…선긋고 해명 바쁜 기업들
  • 등록 2021-03-26 오전 6:00:00

    수정 2021-03-26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야외 구덩이에서 알몸으로 배추를 절이는 이른바 ‘알몸 배추’와 국산 제품에 중국산을 섞은 ‘미역 혼입’ 논란이 불거지며 여론이 들끓고 있다. 비위생적 방식으로 제조·가공하거나 산지를 속이는 질 낮은 중국산 식품 문제가 좀처럼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여기에 우리나라 고유의 김치와 한복 등 의(衣)·식(食)·주(住) 문화와 역사 등 전방위적인 중국의 왜곡 움직임에 따른 반감까지 더해지면서, 국내에서는 ‘반중’(反中) 감정을 넘어 아예 ‘중국산 퇴출’ 또는 ‘중국 포비아’ 등 ‘혐중’(嫌中) 분위기로 치닫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자칫 불똥이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의혹을 해명하거나 중국산 재료 또는 제품과 협업을 중단하는 등 빠른 ‘손절’에 나선 상황이다. 식품에서 다시 불거진 중국 거부감은 역사·문화 관련 드라마 등 콘텐츠로도 번지며 소비자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김치 매대 모습.(사진=연합뉴스)
우선 중국산 김치는 2005년 ‘기생충 김치’와 ‘중금속 김치’ 파동에 이어 최근 ‘알몸 배추’ 논란까지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중국에서 김치를 파오차이로 바꿔 부르는데 이어 아예 김치가 파오차이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국민적 분노는 더욱 거세져갔다.

극에 달한 국민적 반감은 CJ제일제당(‘비비고’), 대상(‘종가집’·‘청정원’), 풀무원 등 국산 김치 생산 기업으로까지 불똥이 튀었다. 김치를 중국 현지에서 판매할 때 중국식 절임채소를 뜻하는 ‘파오차이’(泡菜)로 표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일부 격앙된 소비자들은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해당 식품업체들은 중국 식품안전국가표준(GB)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김치를 파오차이로 병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며 사태 진화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국산 김치는 중국산 배추 또는 김치와는 전혀 무관하다고도 재차 강조했다.

특히 tvN 드라마 ‘빈센조’에 간접광고(PPL)를 진행한 중국 도시락 브랜드 ‘즈하이궈’와 합작했다는 질타를 받고 있는 대상 청정원은 최근 홈페이지 안내문을 통해 “중국 현지 공장에서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생산한 김치 원료를 ‘즈하이궈’에 단순 납품할 뿐 합작 형태가 아니다”며 “즈하이궈의 국내 마케팅 활동에 전혀 관여하지 않으며 제품 공동 개발 등 협업 활동 또한 없다”고 해명했다.

지난 22일 첫 방영을 시작한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도 시청자들 사이에서 ‘중국식 역사왜곡 동북공정 드라마’라는 거센 질타를 받으며 방영중지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 22일 첫 방영한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한 장면. 배경이 조선 태종 시대인데 중국식 기생집 인테리어와 월병, 중국식 만두, 피단(삭힌 오리알) 등 중국식 잔칫상 연출로 역사를 왜곡했다는 시청자 비난을 받았다.(사진=SBS ‘조선구마사’ 화면 갈무리)
사태가 커지자 해당 드라마 제작을 후원하는 CJ제일제당, 하이트진로, LG생활건강, 반올림식품, 블랙야크, 쌍방울 등 식품·패션 업체들은 즉각 광고를 중단했다. 삼성전자와 KT 등 타 업계 주요 기업들도 광고를 철회했고, 장소 협찬 등에 나섰던 경북 문경시와 전남 나주시도 각각 제작 지원을 취소하며 일제히 선긋기에 나섰다.

여기에 중국 내부에서 우리나라 선조들이 입었던 한복은 과거 중국 한(漢)족이 입었던 ‘한푸’가 기원이라는 주장, 수년 전부터 우리 고유의 역사를 중국 역사라고 왜곡하는 동북공정 논란이 계속되면서, 중국에 대한 국민적 분노는 중국산을 퇴출하자는 불매 운동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원산지 표시를 위반한 ‘중국산 미역 혼입’ 논란도 국민적 공분을 더하는 부분이다.

해양경찰청은 식품 기업 오뚜기에 미역 원료를 공급하는 전남 여수 지역 A업체에 대한 수사 결과, 중국에서 국산 미역을 중국산 미역으로 바꿔치기하고 다시 수입하는 과정에서 관세법과 원산지 표기법, 식품 표시 광고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했다. 해경은 지난 18일 해당 업체 대표 B씨 등을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조만간 사건 정리를 거쳐 이들을 기소할 예정이다.

오뚜기는 납품업체 중 한 곳에서 불거진 위법 의혹으로 자신들도 당혹스럽다면서 소비자 불안 해소 차원에서 해당 업체 미역이 쓰인 ‘오뚜기 옛날 미역’과 ‘오뚜기 옛날 자른 미역’ 제품을 즉각 전량 회수 조치했다. 이미지 실추에 막대한 환불 비용 부담까지 떠안은 상황이다.

한 식품 업계 관계자는 “김치를 중심으로 한 중국산 불매 운동은 중국의 자민족 중심주의에 따른 여러 한·중 간 문화 갈등으로 국민적 반감이 고조된 영향도 있다”며 “위생취약국으로부터 식품 등을 수입하는 경우 정부 당국뿐 아니라 기업 스스로도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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