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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감독의 타순 변화가 기가 막히게 들어맞은 셈이었다. 염 감독은 5일 LG전 부터 문우람을 3번에 배치,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넥센의 타순 변화는 또 한명의 선수에게도 나름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 2번 타자로 나서고 있는 이성열 이야기다. 사실 넥센의 변화는 문우람을 3번에 넣은 것 보다 ‘이성열 2번’에 더 무게감이 있었다.
이성열이 2번타자로 나선 건 두산 소속이던 지난 해 4월 14일 사직 롯데전 이후 447일만. 이성열의 변화를 원하는 염 감독의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 든 전략이었다.
이성열의 파워를 두려워 하는 상대 배터리는 스트라이크 존에서 떨어지는 변화구 승부를 많이 걸어오는데, 이성열의 공격적인 성향은 이런 배합에 번번히 약점을 노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올 시즌이 끝난 뒤 “이성열이 시범경기서 타율은 높지 않았지만 출루율이 높아졌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며 달라진 이성열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한 바 있다.
효과는 나쁘지 않았다. 이성열은 5일 경기서 볼넷을 무려 2개나 얻어냈다. 이성열이 한 경기서 2개의 볼넷을 기록한 것은 올 시즌 처음이다. 그가 6월 한달 내내 얻은 볼넷도 고작 6개 뿐이다. 6일엔 볼넷이 없었지만 첫 타석에서 6개나 공을 골라내는 신중함도 보여줬다. 두 경기서 모두 안타를 친 건 덤으로 여길 수 있었다.
염 감독은 “상대가 이성열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걸 성열이가 알게 되는 순간,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다. 지금까지도 잘해주고는 있지만 타석에서 좀 더 신중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팀에 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버티기’를 선언한 넥센. 힘겨운 시기를 이겨낼 이성열의 또 다른 활약이 더해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