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MF 총재 “전세계 90% 경기둔화, 韓 재정 풀라”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오는 15일(이하 현지시간)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을 통해 2019~2020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와 함께 정책권고를 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보고서에는 기존 성장률 전망치(올해 2.6%)를 낮추면서 확장적 재정을 권고하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IMF는 우리 정부에 성장률 우려와 함께 확장적 재정을 꾸준히 권고해 왔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신임 총재는 지난 8일 취임 후 첫 공식 연설에서 “올해 전 세계 국가 중 90%가 경기 둔화에 직면할 것”이라며 한국에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을 주문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 5월 경제전망에서 “확장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한국 정부에 권고했다. 이어 지난 9월 중간 경제전망에선 “확장적 거시경제정책 등이 내년 내수 증가로 이어져 2020년에는 2019년보다 한국의 성장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같이 국제기구들이 확장적 재정을 권고한 것은 한국에 재정 여력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은 국가별 비교에 사용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 비율’이 40.1%(2017년 기준)로 OECD 32개국 중 4번째로 낮다. ‘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문재인정부 말기인 2022년 GDP 대비 국가채무는 44.2%다.
이렇게 꾸준히 나랏빚이 늘어도 여전히 한국의 부채 비율은 해외보다 낮다. 2017년도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 비율은 OECD 평균이 110.5%로 한국보다 약 3배나 높다. 일본(222.5%), 프랑스(123.3%), 영국(116.4%), 미국(106%), 독일(72.3%)도 한국보다 2~5배나 높다.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순위 평가에서 한국은 거시경제 안정성 부문에서 141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물가상승률, 공공부채 지속가능성 항목에서 각각 1위 평가를 받아 거시경제 안정성 부문에서 최상위 평가를 받았다.
“적자 감수하더라도 재정지출 늘릴 때”
민간 기업의 투자가 위축돼 있는 상황에서 정부마저 재정집행에 소극적이면 경기가 더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많다. 앞서 IMF는 2012년 보고서에서 과거 한국,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등이 외환위기에 처했을 때 내놨던 처방에 문제가 있다고 시인했다. 구제금융의 대가로 요구한 재정·통화 긴축이 오히려 경제적 피해를 가중시키는 ‘독’이 됐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론 선진국처럼 세수를 늘려 ‘중(重)부담, 중(重)복지’로 가는 게 지속 가능한 재정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김유찬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은 “지금은 재정적자를 감수하더라도 단기적으로 재정지출을 늘려야 할 때”라며 “재정을 계속 확대하려면 당연히 증세도 같이 이뤄져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조세부담률을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