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중관계 흠집내는 혐중·혐한 여론몰이

  • 등록 2020-03-02 오전 5:00:00

    수정 2020-03-02 오전 5:00:00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인 입국을 막아야 한다는 정치인들 발언은 중국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 상황이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겁니다. 어렵게 버티고 있는데 서운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중국시장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은 신종코로나감염병(코로나19)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이후 해빙되던 한중관계가 다시 악화할까봐 노심초사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경제 침체보다 양국민간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게 더 걱정이다. 특히 한중관계 개선의 상징적 의미가 컸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방문이 늦어질 수 있다는 소식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우리나라 상황이 악화하기 전까지 한국 기업들은 앞다퉈 중국 우한시에 구호품을 보냈다. 주중 한국 대사관도 드라마속 의녀 ‘대장금’으로 분해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영애씨를 앞세워 응원 메시지를 보내는 등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양국간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일부 중국 지방정부가 ‘적반하장’ 격으로 한국발 여행객을 격리하는 사건이 잇따랐다. 한국만 대상으로 한 조치가 아니라는 게 중국 측의 입장이지만 한국에선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거기다 중국에서 한국을 비판하는 일부 목소리를 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부각한 기사들은 혐중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

실상 중국에서는 여전히 어려운 시기에 이웃을 버리지 않은 한국에 고마움을 표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25일 한국에서 확진자가 늘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중한은 이웃”이라며 중국은 한국에 대해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한중은 이웃이며, 중국의 어려움은 한국의 어려움”이란 문재인 대통령 발언을 소개하며 중국도 한국의 방역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에는 “한국 힘내라”, “양국이 함께 이겨내자”는 취지의 댓글이 여럿 달렸다.

국가 간의 신뢰는 쌓기는 힘들어도 무너트리는 것은 여반장이다. 이제와서 보복식 입국금지는 이득 없는 분풀이일 뿐이다. 무엇보다 그 화살이 양국 국민을 향해서는 안된다. 이런 불신과 비난이 공포를 더 키우고 양국 관계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악순환이 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 그림 같은 티샷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