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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포기, 여대야소 판 흔들어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네거티브 공방만 가득했던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막은 내렸지만, 그 이면에서 짚어보는 안 대표의 흔적과 의미의 크기는 작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12월20일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선언은 견고해 보였던 여당 일방독주 정치지형을 송두리째 흔드는 ‘태풍의 눈’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제1야당인 국민의힘 지지도는 대략 10% 후반을 나타냈고 정당 비호감도는 60%를 상회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때 안 대표가 대권행보를 포기하고 정권교체의 교두보가 되겠다고 자처하면서 선언한 희생적 선택이 무기력했던 ‘여대야소’의 판을 흔들고, 나아가 중도층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국면전환이 가능했던 것이다.
결국 안 대표의 출마선언은 절망적이었던 야권현실에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의 불빛을 쏘아 올렸고 그 선택은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키면서 극적인 반전 드라마의 기반이 됐다.
이에 국민의힘에서도 안 대표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국민의힘 4·7재보궐선거 공천관리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정진석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안철수 대표의 공이 컸다. 야권 분열이 아니라 야권 통합으로 선거를 치르게 한 공이 크다”며 안 대표를 치켜세웠다. 또 “선거 전날 안 대표에게 너무 고마웠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며 “우리 함께 힘을 모아 소중한 나라를 바로 세우자고 했다”고 털어놨다.
일각에서는 이번 서울·부산시장 선거 승리는 2022년 대권 탈환을 바라는 보수와 중도층의 염원과 갈망이 담긴 야권전체의 승리라는 평가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정글 같은 여의도 정치판에서 양보, 헌신, 약속, 정직 같은 ‘가치의 정치’를 선보인 점은 향후 우리정치의 ‘사회적 자산’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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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정권교체의 약속도 반드시 지킬 것”
보궐선거가 끝난 지금 정계 눈은 안 대표의 행보에 쏠린다. 선거 전부터 예고된 정계 개편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어서다. 더욱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함께 손잡고 정권교체에도 일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안 대표도 정권교체에 있어서 주어진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지난 5일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야권에 다시 기회를 주신다면, 지난 석 달 반 동안 국민 여러분께서 주신 과분한 사랑과 지지를 가슴 깊이 새기고, 정치의 혁신과 야권 대통합, 정권교체에 이르기까지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면서 “후보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약속, 지더라도 제 선거처럼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듯이, 야권 대통합의 약속, 정권교체의 약속도 반드시 지키겠다. 저 안철수, 명운을 걸고 이 길을 반드시 완성해 나가겠다”고 했다.
안 대표는 먼저 당원들과 함께 국민의힘과의 합당에 대한 논의에 들어가며 정계 개편에 나설 예정이다.
국민의힘도 이르면 다음날 말 열릴 전당대회 전에 국민의당과 합당을 먼저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은 지난 9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빠른 시간 안에 정상 지도부를 출범시켜야 한다”면서도 “정상 지도부를 출범하기 전에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께서 합당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그 문제부터 먼저 정리가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당과의 합당이 언제, 어떤 방법으로 해야 될지 논의가 제일 먼저 정리돼야 한다”며 “그것이 정리되면 통합 전당대회가 될 것인지, 시기적으로 빨리될 수 없다면 우리 당이 먼저 전당대회를 하고 나서 통합을 논의해야 되는 이런 선후의 문제가 있다”고 했다.
주 권한대행은 통합 전당대회가 된다면 안 대표도 당 대표로 출마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