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아파트 분양 `씨말랐다`

서울·수도권 1~4월 분양 물량 중 6.6%불과
1~2인 가구 증가로 당분간 회복도 어려워
공급 감소로 향후 희소성은 높아질 수도
  • 등록 2015-04-15 오전 5:33:02

    수정 2015-04-15 오전 8:14:17

△1~2인 가구 증가와 발코니 확장 등으로 중대형(전용면적 85㎡ 초과) 아파트 공급 물량이 갈수록 줄고 있다. 지난 2월 GS건설이 분양한 타운하우스 ‘청라 파크자이더테라스’ 모델하우스 앞에 방문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전 가구가 중소형으로 이뤄진 이 단지는 청약 1순위에서 9대 1이 넘는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사진=GS건설]
[이데일리 양희동 박종오 김성훈 기자] 서울 여의도로 출근하는 회사원 이모(38)씨는 얼마 전 경기 김포에서 신규 분양된 전용면적 84㎡짜리 아파트를 청약했다. 초등학생 자녀 2명을 포함해 모두 네 식구를 거느린 그는 처음에는 자신의 서재까지 감안해 방이 4개인 전용면적 100㎡형을 계약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전용 84㎡형도 발코니 확장으로 내부 공간이 넉넉하고 알파룸(추가 비용없이 덤으로 제공하는 다용도 공간)까지 있어 사실상 방이 4개인 구조여서 마음을 바꿨다.

인구 및 가구 구조 변화로 1~2인 가구 비율이 전체 절반에 육박하면서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 공급이 해마다 줄고 있다.

1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현재까지 서울·수도권에서 분양한 신규 아파트 3만 3649가구 중 중대형 물량은 2224가구로 전체 6.6%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공급된 중대형 물량(12.8%)의 절반에 불과한 수치이다. 5년 전인 2010년(25.4%)와 비교하면 4분의 1수준으로 공급이 확 줄었다.

중대형 아파트 공급 감소는 인구·가구 구조 변화가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00년 3.3명이었던 가구당 인구 수는 지난해 2.48명까지 떨어졌다. 과거에는 방 4개 짜리 아파트에는 살아야 공간이 넉넉했지만 이제는 방이 3개만 돼도 충분한 상황이 된 것이다.
공급 감소에도 불구하고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고점 대비 20~30%가량 떨어진 중대형 아파트값은 여전히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 114 리서치센터장은 “주택 보급률과 도시화율, 가계부채 등 주택시장의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중대형 아파트가 단기간에 부활하기는 어렵다”며 “서울 강남권과 판교·분당·위례신도시 등에서 일부 수요가 있지만 저성장 기조 속에서 공급 희소성 때문에 가격이 오르긴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이 수요 변화에 맞춰 중소형 평면 개발에 매진한 것도 중대형의 상품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최근에는 전용 84㎡형에만 들어가던 알파룸이 더 작은 주택형으로 확대되고, 고급 주택인 타운하우스까지 중소형 위주로 공급되고 있다. 실제 올해 1월 현대산업개발이 충남 천안에 분양한 ‘백석3차 아이파크’아파트의 경우 전용 74㎡형까지 알파룸을 넣었다. 또 GS건설이 2월 인천 청라지구에 분양한 타운하우스인 ‘청라 파크자이더테라스’는 중소형으로만 채워졌는데, 인기를 끌어 1순위에서 청약 마감됐다. 여기에다 올해 들어 주택시장 회복 속에서도 중대형 집값 상승률(0.47%)이 중소형(1.03%)의 절반 이하에 그친 점도 중대형 주택 수요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연구위원은 “오랜 경기 침체 여파로 중소형 수요가 급증했지만 넓은 집에 살고 싶은 기본적 욕구는 사라질 수 없다”며 “수년간 이어진 공급 감소로 향후 희소성이 높아지면 전용 100~120㎡(옛 40평대) 규모를 중심으로 중대형 수요가 살아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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