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韓日 보다 韓中관계 중요시기 도래"

장하이빙(張海氷) 상하이국제문제연구원 소장 인터뷰
"내년 中성장률 7.5∼8.0%..통화·부동산정책 변화없어"
"中경제개혁·정치개혁 같이 가야..부패척결 어려운 과제"
  • 등록 2013-01-01 오전 6:00:42

    수정 2013-01-01 오전 6:00:42

[상하이=이데일리 양효석 특파원] 한국과 중국은 이미 중요한 경제 동반자가 됐다.

중국 핵심 싱크탱크인 상하이국제문제연구원 장하이빙(張海氷) 세계경제연구소장(사진)은 이데일리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의 박근혜 정권,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정권 시대에 있어 한중 관계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한일 관계 보다 한중 관계가 더 중요해지는 시기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장 소장은 “중국 정부는 한국과 일본간 마찰이 발생할 경우 한국을 지지할 것”이라며 동북아 정세에 있어서 전략적 판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올해 중국경제 전망에 대해 “글로벌 경제위기 위험요인이 남아있지만 7.5∼8.0% 경제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앞으로 도시화가 중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경제개혁은 정치개혁과 함께 이뤄져야 하지만 시진핑 정권에서도 부정부패 척결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中 내수성장, 韓기업 역할 기대”

장하이빙 소장은 ‘한중 경제관계에 있어 정치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에 대해 “양국간 전략적 협력관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한중간 북핵문제, 한미동맹, 역사·영토문제가 잠재적 리스크로 자리잡고 있지만 한중의 공동목표는 한반도 평화이며, 한미동맹에도 악의가 없다면 충분히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 소장은 중국 내수시장 성장에 따른 한국기업 역할도 기대했다. 장 소장은 먼저 중국은 한국기업에 대해 호의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최근 농심 중국법인 방문시 ‘중국에서 식품안전을 강조하는 새로운 라면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는 회사방침을 들었다”면서 “중국에선 앞으로 제품판매 뿐만 아니라 국가나 기업의 문화적 영향력도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작년 전세계적으로 유행했던 한국음악 ‘강남스타일’이 대표적 사례”라며 “많은 한국기업들이 중국진출을 통해 기술이전, 일자리 창출, 경영시스템 전수 등 긍정적 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 소장은 현재 논의중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기대감도 피력했다. 농산물, 자동차, 전기전자 분야에서 논쟁이 있겠지만 양측의 이익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협상결과가 만들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 소장은 “한국에선 중국 농산물에 대한 우려가 많은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중국은 아직 농산물 선진국이 아니므로 한미FTA 때 불거졌던 농산물 이슈와 같은 문제는 나타나지 않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또 “한중FTA가 진척되면 인접국 일본도 한중관계의 중요성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中 개혁개방 이후 2단계 시점 도래”

장 소장은 올해 중국경제 성적표에 대해 비교적 후한 점수를 줬다. 아직 4분기 경제지표들이 나오지 않았지만, 3분기까지 기록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7.5%는 전세계 평균치 2∼3%에 비하면 좋은 것이란 설명이다. 장 소장은 “다만 전세계 수요가 줄고 보호무역이 강화되고 있어 중국 수출 역시 감소세”라면서 “중국 정부는 수출 위주에서 내수 위주의 경제구조로 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과정에서 경제개혁과 함께 정치개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중국은 현재 소득격차과 내수부족 문제를 안고 있다”면서 “이는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우선 바뀌어야 하는데 정부내 부패문제가 아직 남아있다”면서 “시진핑 정권이 부정부패 척결을 강조하고 있지만 어려운 문제이며, 근본적인 체질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의 경제발전 과정에서 지금이 개혁개방 이후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 진단했다. 1982년 개혁개방 이후를 두 단계로 나눠볼 수 있는데, 지금이 2단계의 시작점이라는 설명이다. 1단계는 정부 주도로 외자를 끌어들여 경제를 일으킨 시기다. 앞으로의 2단계는 정부 중심산업을 민간기업에 양도하고, 정부의 효율성을 추구해야 할 시기다. 장 소장은 “사실 소득격차와 내수부족은 표면적인 문제이며, 내부적인 문제에는 저효율의 경제분배 시스템이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성장률 7.5∼8.0% 전망

장 소장은 2012년 4분기 반등하기 시작한 중국경기가 2013년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봤다. 미국 재정절벽, 유럽 재정위기 등 글로벌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그는 “세계적으로 상품가격이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압력도 커지고 있어 중국은 긴축통화정책을 펼치고 대규모 투자를 지양하고 있다”고 밝힌 뒤 “내년에는 GDP성장률 8∼8.5%는 어려워도 7.5∼8.0%는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통화정책·부동산정책 등 세부사항에 대해서도 작년과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장 소장은 “시진핑 정권에서 금리, 지급준비율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부동산 규제도 완화되지 않을 것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주택구매제한은 지속될 것이며 부동산 수요는 보장성주택(서민주택) 건설로 해결될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경제활성화를 위해 부동산정책을 완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장 소장은 또 “도시화를 통해 농촌인구가 이동하는 지역은 베이징·상하이와 같은 대도시가 아니라 3·4선 중소도시인 만큼 도시화로 부동산가격이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중국 도시화율은 50.5%로 선진국들의 70∼80%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도시화는 향후 중국 경제를 이끌어갈 성장원동력이며 이것이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을 낮게 진단하는 이유다”고 덧붙였다.

◇일본 新정권, 中 중요성 인식하길 바래

장하이빙 소장은 “일본의 새로운 지도부는 중국이 일본경제에 있어서 중요한 나라임을 알 것”이라며 “올해 중일관계는 다소 호전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웃국가는 서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바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면서 “때문에 상호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 소장은 미국과 유럽경제에 대해서도 비교적 낙관적 견해를 내보였다. 미국은 아직까지도 강대국 지위를 갖고 있으며, 양적완화 조치로 경기급락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재정절벽 이슈로 벌어진 미국내 다툼도 이미 시장에선 리스크로 인식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높은 실업률 문제가 남아있어, 최근 부동산시장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빠른 경기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럽 재정위기도 단기 극복은 난망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장 소장은 “유럽 재정위기는 유럽이 갖고 있는 모든 문제점을 드러내고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면서 “독일, 프랑스가 재정위기 극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그리스도 노동시장, 복지제도 개혁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유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하이빙(張海氷) 세계경제연구소장은

상하이국제문제연구원은 중국사회과학원과 함께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싱크탱크다. 지난 2008년 미국 외교정책연구소(FPRI)가 선정한 세계 10대 공공정책연구소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10년 1월 발표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제임스 맥간 교수팀의 ‘세계 싱크탱크 비교연구’에서도 세계 50위권 안에 중국사회과학원(15위)와 상하이국제문제연구원(34위)이 랭킹 됐다.

상하이국제문제연구원은 외교정책연구소·국제전략연구소·해양극지연구소·미주연구소·아태연구소 등 17개 전문연구기관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장하이빙(張海氷) 박사는 이중 세계경제연구소장을 역임하고 있다. 중국 경제학계의 신(新) 여성파워를 과시하고 있는 장 소장은 2004년 상하이사회과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세계경제관리·유럽발전과 원조 분야의 연구를 맡고 있다. EU 단일화 제도연구 외 30여편의 학술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인터뷰는 장 소장과 함께 세계경제연구소 소속 예위(葉玉)·자샤오강(査曉剛) 박사와 함께 진행됐으며 장 소장 인터뷰 내용중 일부 의견을 피력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 박결, 손 무슨 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