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박물관]②미원, 화학조미료 NO 발효조미료 YES

''미원'', 1990년대 ''화학 조미료'' 오해로 침체기
실상은 사탕수수 원재료로 만든 ''발효 조미료''
대대적 리뉴얼 통해 젊은 ''미원'' 마케팅 강화
  • 등록 2017-09-01 오전 6:00:00

    수정 2017-09-01 오전 6:00:00

(사진=대상 제공)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1960~1980년대 국민조미료로 사랑받던 ‘미원’은 1990년대 들어 암흑기를 맞는다. 경쟁사의 무첨가 마케팅으로 인해 글루타민산 나트륨(MSG)에 대한 유해성 논란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후 미원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으며 20년 간 정체기를 맞았다.

미원에 대한 여러가지 오해 중에도 ‘화학 조미료’라는 낙인은 가장 치명적이다. 염전에서 나오는 소금이나 사탕수수를 끓여 얻는 설탕과 달리 실험실에서 탄생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몸에 좋지 않다’는 선입견을 받아왔다. 미원은 항상 식품업계 내 논란의 중심이었다.

한 종합편성 채널에서 방영된 식당 내 MSG 사용을 비난하는 프로그램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해당 프로그램이 MSG 유해성 논란을 부추기자 MSG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집중됐고 신문, 방송 등 다양한 미디어 매체들이 나서서 MSG를 세밀히 검증하는 계기가 됐다.

이를 통해 오히려 MSG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 안전성이 입증됐다. 이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직접 나서 MSG 안전성을 국민들에게 알리게 됐고, 올해 초 식약처 식품첨가물 분류에서도 ‘화학적 합성첨가물’이라는 용어를 완전히 퇴출시켜 화학 조미료라는 오명을 벗었다.

사실 MSG 안전성 논란은 아주 오래전에 이미 종결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식량농업기구, 미국의 식품의약국(FDA), 유럽연합(EU) 등 전 세계의 권위 있는 국제기구에서 일제히 ‘MSG는 안전하다’고 규정하고 있고, 일일 섭취허용량도 없앴다.

그렇다면 미원의 정체는 뭘까. 한 마디로 정리하면 ‘발효 조미료’다. 사탕수수에서 얻은 원당이나 당밀을 미생물로 발효해서 만든다. 고추장, 된장, 간장과 제조원리가 같다. 특히 미원의 주요 성분인 글루탐산은 사람의 모유에도 들어있는 물질로 다시마나 표고버섯, 멸치, 조개, 새우, 토마토, 쇠고기 등 자연 재료에도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최근에는 MSG의 긍정적 기능에 대한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국제아미노산과학연구회는 MSG가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 감염에 의한 위손상으로부터 위점막을 보호하고 위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나트륨과 당 섭취를 줄이는데도 도움을 준다. 식약처는 음식에 간을 하기 전 미원을 먼저 넣어주도록 권고하고 있다. 미원을 넣어주면 간을 할 때 소금을 적게 넣어도 돼 나트륨 섭취량을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다.

최근 미원은 대대적인 리뉴얼을 통해 소비자들 입맛 사로잡기에 나섰다. 소고기와 버섯 등에 들어있는 핵산을 배합해 부드러운 감칠맛을 재현했다. 핵산은 원자구조가 둥글기 때문에 맛을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 패키지 디자인 역시 지난 60여 년 간 미원을 상징해왔던 붉은 신선로 문양을 과감히 축소해 자연의 느낌을 살리고 원재료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사탕수수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2014년에는 ‘밥집 미원’ 이라는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도 열었다. 60여 년 만에 이루어진 미원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20~30대 젊은 층에게 알리기 위해 홍대 인근에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밥집 미원에서는 발효미원을 넣어 나트륨 양을 30% 줄인 국밥을 100원에 판매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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