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박물관]②홀몸노인 돌보고 미아 찾아주는 '동네 파수꾼'

야쿠르트 아줌마, 1971년 47명에서 1만3000명으로
방문판매, 정서적 교감·소통 '장점'
한국야쿠르트 O2O 진출 선봉, 스마트한 진화도 계속
  • 등록 2018-01-11 오전 6:20:00

    수정 2018-01-11 오전 6:20:00

1971년 제품 출시 당시 야쿠르트 아줌마의 모습.(사진=한국야쿠르트)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하루에 한 번씩 같은 시간이면 어김없이 찾아와서 건강을 챙겨주는 사람이 있다.

새로 산 넥타이를 알아봐 주고 과감하게 바꾼 헤어스타일을 칭찬해 주며 하루의 시작을 응원해 주는 사람. 동네 구석구석을 다니며 홀몸 어르신들을 돌봐 드리고 길 잃은 아이를 보면 부모를 찾아주는 따뜻한 사람.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딸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이모인 우리 동네 파수꾼.

40여년이 넘도록 우리의 곁에서 건강을 전하는 바로 ‘야쿠르트 아줌마’다.

야쿠르트 아줌마의 친근한 이미지가 완성된 것은 1972년 KBS 대하드라마 ‘여로’ 방영에 앞서 탤런트 태현실이 광고에 등장하면서부터다. 한국야쿠르트는 제품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방문 판매원들의 이미지 관리에 심혈을 기울여왔는데, 초창기 모집 기준은 기혼자여야 한다는 것과 당시로는 고학력인 중졸 이상의 학력이었다.

47명에서 1만3000명으로…스마트한 진화도 계속

우리나라에 야쿠르트 아줌마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71년 8월. 처음 활동을 시작했던 야쿠르트 아줌마의 수는 서울 종로지역을 중심으로 47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1975년 1000명을 넘어선 야쿠르트 아줌마는 1998년 1만 명을 넘어서는 등 급속히 늘어나 현재 1만30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최근 TV리모컨 버튼을 한 번만 누르면, 스마트폰 클릭 한 번이면 원하는 제품을 쉽고 빠르게 구매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야쿠르트 아줌마들이 주름잡는 방문판매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인 채널로 사랑받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방문판매 시스템이 오랜 시간 사랑받는 이유는 판매자와 구매자의 정서적 교감을 통한 직접 소통이 가능해서다.

매일 아침 반갑게 인사하고 계절과 고객의 건강에 맞는 제품을 권해주는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 고객은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음용할 수 있다. 그때그때 궁금한 제품 정보와 건강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별도로 마트나 시장에 가지 않아도 일정한 시간에 정해진 장소로 신선한 제품을 전달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신선과 건강이라는 기업 가치와 잘 맞아떨어져 기업과 야쿠르트아줌마 조직이 동반 성장하게 된 가장 큰 동력이기도 하다. 온라인, 모바일 쇼핑 사이트에 고객은 익명이지만 야쿠르트 아줌마에게 고객은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고 느낀다. 때문에 방문판매를 스킨십 마케팅으로 부른다. 고객과 매일 만나는 친밀한 관계를 통해 소비자들은 불경기에도 믿고 신뢰할 수 있는 방문 판매를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환경 변화에 맞춰 야쿠르트 아줌마의 스마트한 진화도 계속되고 있다. 2014년 유니폼을 바꾸고 이동수단으로 신형 전동카트를 개발하는 등 준비를 마쳤고, 지난해에는 기존 홈페이지와 쇼핑몰을 하나로 통합한 온라인 통합몰 ‘하이프레시(hyFresh)’를 앞세워 O2O(Online to Offline) 사업으로 진화에 성공했다.

하이프레시 앱 누적 다운로드 건수(지난해 11월까지)는 72만건으로 방문자 수는 530만명을 기록해 전년대비 23.5% 증가했다. 주문 금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85.4% 늘어난 76억원에 달한다. 하이프
한국야쿠르트의 탑승형 카트는 전기로 충전해 달리는 냉장고다. 넉넉한 용량(220L) 덕에 유제품은 물론 신선식품 배달에도 편리하다. 사진은 2015년 열린 카트 탑승식.(사진=한국야쿠르트)
레시 앱의 ‘야쿠르트 아줌마 찾기’ 기능은 히트제품을 만드는 데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2016년 출시된 ‘콜드브루 커피’, ‘마켓오 디저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야쿠르트 아줌마를 찾아 받았다’는 인증샷이 일종의 놀이처럼 번져나가며 화제를 모았다.

현재 하이프레시 앱에서는 발효유와 가정간편식 ‘잇츠온’ 등의 주문이 가능하고 앱으로 야쿠르트 아줌마와 대화를 할 수 있어 제품 주문 및 변경사항을 쉽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한국야쿠르트 O2O 진출의 선봉장 야쿠르트 아줌마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진출했다. 과거에는 간편식이 마트에서 사와 집에서 간편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제품이었다면 최근에는 맛뿐만 아니라 신선을 중시하는 건강 간편식으로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에 주목했다.

눈여겨볼 만한 점은 간편식 시장에 진출하며 동네 구석구석 매일 고객을 만나는 1만3000여명의 야쿠르트 아줌마의 경쟁력을 활용하는 데 집중했다는 것이다.

간편식 제품은 기존 발효유와 마찬가지로 야쿠르트 아줌마가 직접 전달한다. 단 하나만 구매해도 배송비가 없고 단품 주문도 가능하도록 했다는 점도 동일하다. 최소 주문 금액이 있거나 일정 금액 미만일 경우 배송비를 지급하는 타 업체와 차별화를 꾀한 셈이다.

한국야쿠르트의 간편식 브랜드는 신선함에 초점을 두고 ‘주문 후 요리하는 콘셉트의 ‘잇츠온(EATS ON)’으로 정했다. ‘잇츠온(EATS ON)’은 국·탕·찌개, 요리, 김치, 반찬 등 총 80여종으로 주문 후 매일 요리해서 전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기존 완제품인 반찬, 요리류 등 RTE(Ready to Eat), RTH(Ready to heat) 제품에서 소비자가 손쉽게 요리할 수 있는 식재료로 구성된 RTC(Ready to Cook) 제품으로 라인업을 확장했다.

딱 필요한 만큼의 식재료와 요리방법이 적힌 레시피 카드가 함께 배송돼 1인 가구나 맞벌이 부부뿐만 아니라 평소 음식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는 남성들도 가족을 위한 특별한 요리를 준비할 수 있는 색다른 재미까지 선사한다.

또한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있는 감바스 알하이요 등 세계 대표 음식을 가정에서 편하게 경험할 수 있어 생일, 기념일 등 홈파티에도 활용할 수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콜드브루, 치즈 시장 진출에 이어 간편식 브랜드 ‘잇츠온’을 통해 진화된 방판 경쟁력을 바탕으로 종합 식품유통기업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야쿠르트 아줌마는 유통에 활력을 더함은 물론, 직접 소비자를 만나며 견본증정, 교육자료 배포 등 소비자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공세적인 마케팅을 펼쳐왔다”며 “야쿠르트 아줌마 특유의 스킨십 마케팅은 시대에 뒤떨어진 방식이라는 유통업계의 고정관념도 뒤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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