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믹스 업계 '카제인 나트륨 공방' 재연되나

남양유업, 최근 김태희 내세운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광고 재개
첨가물 카제인 대신 진짜 우유를 넣었다는 점 부각
지난 2012년 '노이즈 마케팅' 논란 연상케 해
점유율 하락세에 곤두박질 실적 탓? 뒷말
  • 등록 2018-02-09 오전 6:00:00

    수정 2018-02-09 오후 1:17:59

남양유업 커피믹스 제품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광고.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첨가물 카제인 대신 무지방 우유…당을 25% 줄였다.’

결혼과 출산으로 그간 활동이 뜸했던 배우 김태희가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남양유업(003920)이 최근 선보인 커피믹스 제품 ‘프렌치카페 카페믹스’(카페믹스) 광고에서다.

“첨가물 대신 무지방 우유로 건강한 커피믹스의 새 지평을 열었던 카페믹스가 당까지 25%나 줄여 더욱 업그레이드 됐다”는 이번 제품 광고는 ‘몸엔 이기적인 게 좋아’라는 말로 끝난다.

‘카제인 논란’ 재연되나

카페믹스 광고가 방송을 타면서 관련 업계에서는 남양유업 측의 ‘노이즈 마케팅’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0년 12월 커피믹스 시장에 뛰어든 남양유업은 카제인 나트륨과 인산염을 뺀 커피믹스라는 점을 잇달아 앞세우면서 관련 업계에선 인체 유해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진 바 있다.

전문가들이 ‘인산염이나 카제인 나트륨 모두 안전성이 검증된 물질’이라 결론을 내리면서 갈등은 일단락 됐다. 2011년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남양유업의 광고가 ‘허가를 받은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해 다른 제품을 오해하게 하는 것은 비방 광고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듬해 3월 식품안전연구원 역시 마케팅 활용을 지양할 것을 권고하면서 논란은 자연스럽게 막을 내렸다. 당시 남양유업 측은 “조금이라도 더 자연에 가까운 식품을 만들고자 했다”고 해명했지만, 업계에선 후발주자의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눈총은 받았지만 남양유업은 후발주자란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을 크게 높였다. 시장조사기관 AC닐슨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시장점유율은 12.5%(2013년 기준)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커피믹스 시장점유율 추이.(자료 AC닐슨)


점유율 하락세에 실적은 곤두박질

새해 들어 남양유업이 ‘흘러간 카드’를 다시 꺼내든 것은 곤두박질친 실적 때문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연결기준)은 전년 대비 87.8% 감소한 5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1조1670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감소했고 당기순이익 역시 65억원으로 82.4% 급감했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은 신생아 수 감소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신생아 수가 사상 처음 연 40만명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분유 시장점유율 1위인 남양유업은 매출 타격이 불가피했다.

커피믹스 시장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때 12%를 넘었던 시장점유율은 하락세로 돌아선 뒤 지난해 기준 7.3% 수준까지 주저앉았다. 이에 따라 지난 2013년 2000억원 가량을 투입해 건립한 나주 커피믹스 공장 가동률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당시 남양유업 측은 “지난 50년간 핵심 사업은 우유였지만 앞으로 50년은 커피가 될 것”이라 호언장담하며 막대한 투자비를 쏟아부은 터였다. 남양유업 측은 “나주 공장 가동률은 100%로 잘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일단락 된 사안을 활용한 마케팅은 안 할 줄 알았는데 재개한 것은 이번 역시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노린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남양유업 측은 그러나 제품의 특성을 강조한 차원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시장점유율 80%이상인 업체를 상대로 네거티브 전략을 펼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커피믹스 시장 자체보다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인스턴트 커피 시장을 키우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연초에 시즌 특성상 커피믹스 제품 광고를 시작한 것뿐”이라며 “업체 간 대결 구도를 형성해 득이 될 게 전혀 없는데 오해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남양유업 커피믹스 제품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광고.


용어설명

카제인 나트륨


카제인(casein)은 우유에 함유된 전체 단백질의 80%를 차지하는 성분으로, 카제인 나트륨은 우유에 산(酸) 처리를 해 얻어낸 정제된 우유 단백질을 말한다. 식품의 점도를 높이고 촉감을 개선하는 등의 효과를 가진 식품첨가물이다.

노이즈 마케팅 (noise marketing)

자신들의 상품을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도록 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판매를 늘리려는 마케팅 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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