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무소속 출마’ 명분 만든 홍준표…마지막 승부수 ‘임박’

홍준표 9일 기자회견…불출마 선언 대신 ‘최후통첩’
“당장 탈당 안 한다” 했으나 ‘탈당 후 무소속 출마’ 암시
사실상 ‘명분 쌓기’ 기자회견…TK 출마 가능성 여전
무소속 낙선 시 정치인생 ‘끝’…67세 홍준표의 승부수
  • 등록 2020-03-10 오전 5:00:00

    수정 2020-03-17 오후 4:51:37

2011년 한나라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 시절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왼쪽)의 모습. 오른쪽은 유승민 의원(사진 = 뉴시스)
[이데일리 조용석 원다연 기자] 미래통합당 경남 양산을 공천 탈락 후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 9일 기자회견에서 공천 결과를 바로 잡을 것을 최후통첩한 홍 전 대표는 끝내 바뀌지 않는다면 이번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모래시계 검사로 정치에 입문한 이후 정치인생 25년 만에 최대 위기에 직면한 홍 전 대표가 중대 분수령에 선 것이다. 도박에 가까운 홍 전 대표의 최후통첩이 통할지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불출마 선언 대신 ‘최후통첩’…“양산을 지켜야”

홍 전 대표는 9일 경남 양산시 자신의 선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교안 대표를 겨냥 “‘막천’을 바로잡아달라”고 촉구했다. 지난 5일 경남 양산을 공천에서 탈락한 지 나흘 만에 가진 기자회견이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이끄는 통합당 공관위원회는 지난 5일 경남 양산을 지역에 홍 전 대표를 빼고 경선을 통해 나동연 전 양산시장, 박인·이장권 경남 도의원 중 한 명을 최종후보로 결정하기로 했다.

정치권에서는 홍 전 대표가 이날 오전 ‘황측(황교안 대표)과 김형오 위원장이 합작하여 자행하는 양아치 같은 공천’이라고 사실상 육두문자를 퍼부은 점을 고려할 때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홍 전 대표는 이번 “300만 당원들이 눈에 밟혀 지금은 탈당할 수가 없다”며 당장 행동에 나서지는 않겠다고 다소 숨을 골랐다.

그러나 홍 전 대표는 황 대표가 끝내 공천 결과를 번복하지 않으면 무소속 출마할 것도 사실상 예고했다. 그는 “공천결과가 번복되지 않는다면 민주당을 유리하게 하는 이적행위인 것이고, 그렇게 되면 막을 수 있는 내 책임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어떤 이유로도 양산을에 김두관 후보가 당선되는 일은 막을 것”이라면서도 일각에서 제기된 대구 출마설에서 대해서도 사실상 선을 그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현 미래통합당) 전 대표가 9일 오후 경남 양산시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실상 ‘명분쌓기용’ 기자회견…TK 출마 가능성 ‘여전’


정치권에서는 두 차례 당 대표까지 역임한 4선 의원이자 공천심사 위원까지 경험해 본 홍 전 대표가 이 같은 읍소로 공천 결과가 번복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런 홍 전 대표가 바로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대신 공천 결과 재검토를 요구한 것은 무소속 출마에 앞선 명분 쌓기라는 해석에 힘을 싣는다.

김형오 공관위로부터 컷오프(강제 공천배제)당한 홍 전 대표로서는 공천 결과에 대한 최종의결 권한을 가진 황 대표를 다시 거론하면서 공관위와 당 지도부 모두에게 읍소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는 이미지를 지역 유권자에게 심어줄 수 있다. 지역에서 동정표를 얻는 동시에 탈당 및 무소속 출마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점도 동시에 강조할 수 있는 셈이다. 홍 전 대표가 최초 자신의 고향이 포함된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출마를 준비하다 공관위 출범 이후 ‘험지출마’ 의미를 담아 경남 양산을로 변경한 것도 동정표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일각에서는 홍 전 대표가 이날 경남 양산을 출마를 고수하겠다고 발언했으나 무소속 출마 시 대구 등 TK(대구·경북) 지역에서 출마할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홍 전 대표는 경남 창녕에서 출생했으나 대구에서 중고등학교(영남중·영남고)를 졸업하는 등 지역적 기반이 있다. 또 2018년에는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당선 후 통합당으로 복당하겠단 약속을 해야겠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PK(부산·울산·경남) 지역보다는 TK가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며 ”PK는 무소속 출마로 당선된 사례가 김무성 의원 정도지만 TK는 김광림·유승민·주호영 등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무소속 낙선 시 정치인생 ‘끝’…67세 홍준표의 승부수

1996년부터 25년에 달하는 정치 인생 전부를 보수정당과 함께 한 홍 전 대표가 탈당까지 암시하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내비치는 강수를 두는 것은 이번 기회를 놓치면 사실상 정치 인생이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한국 나이로 67세인 홍 전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실패할 경우 차기를 기약하기 어렵다.

먼저 홍 전 대표가 선거에서 당선될 경우 차기 대권 주자로서 입지를 다질 기회를 얻기 용이하다. 총선에서 황 대표가 종로에서 현격한 차이로 이낙연 전 국무총리(더불어민주당 후보)에 패하거나 통합당이 1당이 되지 못하면 지도부 물갈이론이 나올 수 있다. 이때 홍 전 대표가 원내에 있다면 쉽게 당권과 대권에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홍 전 대표가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할 경우 사실상 정계 은퇴의 길을 걷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의 명령을 거부하고 배신했단 비판을 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통합당이 총선에서 크게 패하면 ‘지도자급 인사’이면서도 당을 뛰쳐나간 홍 전 대표에 대한 질책이 클 수밖에 없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인지도가 있는 홍 전 대표는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당선될 가능성이 있으나 만약 낙선하면 ‘배신자’ 낙인과 함께 정치인생이 끝날 것”이라며 “홍 전 대표는 나이로 보나 경력으로보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수 있어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7년 5월, 대구에서 19대 대통령선거 운동 중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모습(사진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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