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칠 때 떠난다' 파울루 벤투[주간인물]

한국축구대표팀 최장수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거둔 쾌거
10회 연속 월드컵진출, 12년 만에 16강 진출 이끈 명장
한일월드컵부터 맺은 20년 인연은 여기까지…재계약 불발
계약 기간 이견 탓 커…"한국, 선수보다 돈 중요해" 직언
  • 등록 2022-12-10 오전 10:00:00

    수정 2022-12-10 오전 10:00:00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과 한국의 인연은 2002년 한일 월드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은 2002년 6월14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만나 1대 0으로 승리를 거두고 16강행을 확정했다. 포르투갈 국적의 벤투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왼쪽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난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마중나온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경기 직후 벤투 감독은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한국과 미국을 축하해 주는 것”이라며 “그들은 전반적으로 우리보다 강한 팀들이었다”고 했다. 자국이 한국에 져 16강행이 좌절된 상황에서 나온 진솔한 발언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한국과 연이 다시 닿은 것은 2018년 8월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하면서다. 벤투 감독이 꺼낸 카드는 빌드업 축구였다. 골키퍼부터 공격수까지 정교한 패스를 통해 연결돼 골을 완성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바탕으로 벤투호(~2022년 12월)는 정식 A매치 57경기에서 35번을 이기고, 13번을 비기고, 9번을 졌다. 100골을 넣고 46골을 내어줬다. 승률은 61.4%이다.

벤투호의 대표적인 성과로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진출을 빼놓을 수 없다. 이로써 한국은 10회 연속 월드컵 출전 기록을 썼다. 이 기록은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스페인을 포함해 한국까지 국제축구연맹(FIFA) 회원국 가운데 6개국이 보유하고 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12년 만에 원정 16강에 진출한 것도 손꼽힌다.

카타르 월드컵은 벤투 감독에게 얄궂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H조 3차전 마지막 경기가 열린 12월3일 한국과 포르투갈이 만나는, 운명의 리던 매치가 열린 것이다. 한국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절박한 처지였고, 포르투갈은 16강행을 확정한 넉넉한 상황이었다. 이 경기에서 한국은 2대 1 역전으로 승리했다.

벤투 감독은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전 경기 가나전에서 퇴장당해 경기장에 들어올 수 없었다. 자국팀과 자신이 지휘하는 팀이 맞붙고 나란히 16강에 진출하는 윈윈의 상황이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조별리그에서 맡붙은 한국과 포르투갈. 당시 파울루 벤투(왼쪽) 선수가 박지성 선수를 수비하고 있다.(사진=대한축구협회)
뭣보다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벤투 감독은 대표팀을 떠나기로 했다. 재계약 기간을 두고 벤투 감독과 대한축구협회 사이 의견 차이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그의 선수 기용에 대한 원칙은 여론과 격차를 보였고, 일부 축구 팬은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대다수 축구 팬들이 아쉬워했다. 일각에서는 벤투 감독의 치솟은 몸값 탓에 축구협회가 소극적으로 나선 것 아니냐고도 한다.

그의 재계약 불발은 지난 9월 정해졌다고 한다. 벤투 감독은 지난달 아이슬란드와 친선 경기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선수들 휴식은 필요 없고 중요한 게 돈, 스폰서 이런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면서 “제 의견은 대표팀이 한국에서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돌이켜보면 이별을 앞두고 나온 직언이었다.

성적으로 말한 벤투 감독은 이달까지 4년5개월을 채우고 떠난다. 내외국인 통틀어 역대 최장수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다.

‘Tchau Bento.’(잘 가요 벤투.)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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