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銀 주담대 14兆 늘 때 지방銀 1000억↑…서울 미친 집값에 양극화 심화

가계대출 조이자 中企대출시장 경쟁 치열
‘경기위축→기업부실→연체율↑’ 전이위험
리스크 선제관리 필요성 커져…여신확장 답보
  • 등록 2018-09-27 오전 5:00:00

    수정 2018-09-27 오전 5:00:00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박일경 유현욱 기자] 올들어 8개월 만에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이 약 14조5000억원 늘어날 때 지방은행 주담대는 1000억원가량 증가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면서 시중은행에 대출 수요가 몰린 반면 지방은 미분양 아파트 단지가 속출하는 등 주택시장이 침체하면서 지방은행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6일 이데일리가 집계한 지난달 말 기준 BNK부산·경남·DGB대구·JB전북·광주 등 5대 지방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35조3615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0.33%(1147억원)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이 3.8%(14조4822억원)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주담대를 포함한 지방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 역시 46조9928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5%(7058억원) 성장하는데 머물렀다. 이 기간 시중은행은 4.6%(24조842억원) 증가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지방 주택시장 침체·지역경기 둔화 ‘二重苦’

‘9·13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주담대 등 가계대출이 꽉 막힌 상태에서 다음 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까지 본격 시행될 경우 지방은행의 영업환경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열고 추석 명절과 국토교통부의 ‘9·21 부동산 공급 계획’ 발표를 앞두고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하면서 “주택시장은 지난 2016년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빠르게 오르고 있으며 최근 비(非)강남권으로도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서울 전역으로 상승세가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지방은 조선·해양 등의 업황부진이 수년간 지속되고 있는 울산·경남·충북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게 한은의 시각이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세제 등 각종 규제를 강화하자 서울 등 수도권 위주로 ‘똘똘한 한 채’를 위한 수요가 커지면서 시중은행들의 주담대 실적이 증가했다”며 “반대로 지방 집값은 정체된 모습을 보이며 지방은행의 주담대 증가폭은 크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방은행은 주담대 등 가계대출뿐 아니라 지역경기 침체에 따라 기업여신 확대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다른 지방은행 관계자는 “산업기반이 취약한 지역 사정을 감안할 때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계기업 수는 3112개사로 외부감사 대상 비금융법인(이하 외감기업) 2만2798곳의 13.7%에 달한다. 이 중 장기존속 한계기업 수는 942개사로 한계기업 중 30.3%를 차지한다. 영업적자, 이자부담 등이 누적되면서 장기존속 한계기업 중 자본잠식 기업 비중이 60.9%(574개)이며 33.3%(314개)가 완전잠식에 빠졌다. 장기존속 한계기업의 대출 가운데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은 29.4%에 이른다.

한은 금통위는 “정상화 가능성이 낮은 한계기업이 계속 증가할 경우 기업부실 등 금융시스템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한계기업이 늘고 있어 금융안정 측면에서 잠재 리스크를 점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中企대출 의존도 상당히 높아…위기 시 연체율 ‘비상’

이에 따라 지방은행의 중기대출 전략에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은행의 중소기업 대출비율인 40.83%(원화대출금 총액 1619조8325억원·중기대출 금액 661조3189억원)와 견주면 지방은행은 중소기업 대출 의존도가 상당히 높아 위기 시 연체율 관리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폐쇄에 이어 한국지엠(GM) 군산공장도 문을 닫아 호남경제 위축으로 직격탄을 맞은 전북은행의 경우 원화대출금 13조8000억원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은 48.4%를 차지한다. 2분기 대출성장률은 0.7%로 작년 4분기 3.6%의 5분의1 수준에 그친다. 광주은행도 전체 여신(18조1000억원)에서 중기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4.5%다. 하지만 지난해 1분기 3.5%였던 대출성장률이 올 1분기 -0.2%에서 2분기 -1.5%로 주저앉았다.

BNK부산은행의 올해 상반기 말 원화대출금은 37조694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0.5% 감소했다. 이 중 중소기업 대출 규모는 23조2927억원으로 전체 대출금의 61.8%를 차지한다. BNK경남은행도 29조2729억원의 대출금 중 중기대출이 17조49억원으로 58.1%이며 DGB대구은행의 원화대출금 34조7171억원 중 기업대출 비중은 69.7%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방 주택시장 침체와 지역 경기 둔화란 ‘이중고’를 겪고 있는 지방은행의 특성을 배려한 규제완화 내지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지방은행 고위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제1금융권 은행으로 대형은행과 동일한 잣대 아래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지역 특이사정을 봐주지 않은 일률적인 규제에서 탈피해 융통성 있는 규제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토로했다.

※용어설명

▶한계기업
: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x100)이 3년 연속 100% 미만인 기업

▶장기존속 한계기업 : 5년 이상 연속 한계기업(이자보상비율 7년 이상 연속 100% 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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