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퍼테인먼트 시대]④드라마야? 광고야? PPL의 진화

드라마에 제품·브랜드 노출하는 것에서 줄거리·등장인물 모티브 제공하는 것으로 발전
드라마 PPL로 제품 인기 끌자 사명 바꾸기도…예능 통한 식음료 PPL 해외 진출에도 도움
  • 등록 2016-05-12 오전 6:00:00

    수정 2016-05-12 오전 8:28:12

MBC ‘엄마’ PPL 장면. 최형오 형지 회장(오른쪽)이 드라마에 직접 출연해 화제를 낳았다.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지난 2월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엄마’는 진화한 간접광고(PPL)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지금까지 PPL이 드라마의 한 장면에 제품과 브랜드를 노출하는 수준이었다면 ‘엄마’의 PPL은 드라마 속 줄거리와 등장인물의 모티브를 제공하면서 드라마와 PPL의 기존 영역을 무너뜨렸다.

‘엄마’는 홀로 4남매를 키우며 모든 것을 희생한 엄마 정애(차화연 분)가 모정(母情)의 감사함을 모르면서도 어떻게든 유산은 받겠다는 괘씸한 자식들에게 통쾌한 복수를 하는 드라마다. 정애와 연인관계에서 훗날 남편이 되는 엄 회장(박영규 분)은 자수성가한 패션회사의 대표이사(CEO)로 나온다.

엄 회장이 운영하는 기업은 패션그룹형지(이하 형지), 엄 회장은 형지의 최병오 회장의 성공 스토리를 참고해 시나리오 작업 단계부터 함께 기획을 했다. 최 회장은 실제 드라마에서 회사 품평회에 초대받은 ‘협력업체 최 회장’으로 카메오 출연하기도 했다.

드라마에서 크로커다일레이디의 실크 스카프는 정애와 엄 회장의 로맨스를 형성하는 주요 매개체로 사용됐는데 드라마 PPL 이후 크로커다일레이디 스카프는 물론 점퍼·코트 등도 매출이 상승했다. 드라마 주요 시청자인 40대 이상 여성층과 제품의 소비층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형지 관계자는 “브랜드 주요 고객층과 드라마 주요 시청층이 일치하면서 PPL 효과를 톡톡히 봤다”며 “극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노출시키려면 시나리오 기획단계부터 상호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드라마 PPL로 히트를 친 제품이 브랜드를 살리고 회사를 바꿔놓은 사례도 있다. 로만손은 절정의 인기를 누린 KBS ‘태양의 후예’ 여주인공 배우 송혜교가 차고 나온 자사 주얼리 브랜드 ‘제이에스티나’가 PPL로 큰 인기를 끌었다. 사명도 제이에스티나로 변경했다.

로만손은 태양의 후예가 방영되기 전인 지난 2월 18일 1주당 주식이 7870원까지 떨어졌다가 드라마 인기가 절정이었던 4월 초 1만 4000원을 상회하며 2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 1분기 매출(431억 2100만원)과 영업이익(31억 4100만원) 모두 큰 성장세를 이뤘다. PPL 효과가 있었던 것이다. 송혜교와 빚은 초상권 분쟁을 염두에 둬도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과거 PPL이 주로 드라마에 등장했다면 최근에는 예능 프로그램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예능은 드라마보다 시청층이 다양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특징 때문에 패션·뷰티·잡화뿐만 아니라 식음료 제품들이 PPL을 통해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에게 녹아들고 있다.

농심은 짜장라면 ‘짜왕’을 국민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노출하며 재미를 톡톡히 봤고, 짬뽕라면 ‘맛짬뽕’을 KBS ‘나를 돌아봐’에 간접광고하며 이목을 끌었다. 오뚜기는 SBS ‘런닝맨’에서 하하와 게리 등이 캠핑장에서 짬뽕라면 ‘진짬뽕’을 먹는 장면을 노출하며 효과를 봤다. 무한도전과 런닝맨 등 인기 예능 프로그램은 주요 수출국인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 PPL 효과가 해외 진출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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