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방의 감초]약 되는 소 쓸개 돌 ‘우황’

③우황 편
녹용 사향 이어 수입 약재 규모 3위
국내산 '0' 100% 해외 수입 의존
효능 좋지만 구하기 어려워 값비싸
  • 등록 2019-05-11 오전 10:53:49

    수정 2019-05-11 오전 9:43:56

제주 우도 풀밭에 누워 있는 소의 모습. (사진=이지현 기자)
이데일리에서는 알면 약이 되고 모르면 독이 되는 우리 주변의 약이 되는 음식 이야기를 대한한의사협회의 도움을 받아 연재합니다. 산천을 누비던 동물들은 몸에 좋다고 잘 못 알려지며 남획으로 사라졌고 흔히 볼 수 있던 풀들도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연재를 통해 진짜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찾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최근 담석증 환자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고지방 고콜레스테롤 음식 섭취가 늘며 관련 환자도 늘고 있는 것으로 의료계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사람 몸속에 있는 담석은 백해무익(百害無益)해 제거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반면 소 몸속에 생기는 담석은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중요한 일을 앞두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초조해질 때 종종 먹는 청심환의 주재료로 쓰이는 바로 우황(牛黃)이 바로 소 쓸개(담낭)에 생긴 돌입니다.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 규격집에 따르면 우황은 지름 0.6~4.5㎝로 바깥면이 황갈색을 띱니다. 맑은 향기가 나고 맛은 처음에 약간 쓰고 후에 달고 청량감이 있습니다. 이것을 씹으면 부서지기 쉽고 이에 달라붙지 않습니다.

정신이 혼미한 상태를 깨게 하는 개규약(開竅藥)으로서 심장에 있는 심규라는 구멍을 열어주고 열을 내리며 독을 풀고 가래를 삭이는 효능이 있습니다. 주로 △고열이 나고 정신이 혼미할 때 △중풍으로 정신이 혼미할 때 △소아 경기 △간질발작 △가슴 두근거림 △종기 △고혈압 △심부전 △인두염 △후두염 등에 적용합니다. 우황은 청심환 외에도 열로 생기는 경풍에 쓰는 환약인 포룡환, 안궁우황환, 지보단, 정지환 등에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김계진 한의사는 “청심환의 경우 열로 인해 제반 혈관 및 조직들이 부어 막히려 할 때 열을 내려서 관의 막힘을 줄여줌으로 효과를 내는 약”이라며 “이 과정이 극명하게 나는 질환이 중풍이라는 질환이라 중풍에 다빈도 처방되고 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과음 과식 등 몸에 열을 조장하는 상황들이 누적돼 뒷목이 당길 때와 같은 풍의 전조 증상에도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반대의 상황은 주의해야 합니다. 기립성 저혈압 때문인 현기증, 저혈당성 쇼크, 기절, 열사병 등에서의 실신, 초조 공포 상태의 경우 청심환을 쓰지 말아야 합니다. 김계진 한의사는 “심박이 빨라지거나 식은땀, 어지럼증 등 유사 증상이 있더라도 열 때문이 아니고 오히려 기운이 부족하거나, 몸이 차거나 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것들이라면 청심환의 효과와는 배치되기 때문에 먹지 말아야 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임산부에게도 금기 품목입니다. 열을 내리고 담을 삭히는 약들이 거의 임신 금기 약에 들어가는데요, 특히 우황은 자궁을 수축시키는 작용이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유산의 위험을 피하기위해 임신부에게 사용을 금하고 있습니다.

우황(사진=특허청 전통지식포털 갈무리)
우리나라 우황의 우수성은 역사 기록으로도 확인 가능합니다. ‘삼국사기’에는 신라에서 인삼과 더불어 외국 사신의 선물로 우황이 선호되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열양세시기’에는 조선 시대 외국 사신 최고 인기 품목이 우황청심환이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국내산 우황은 사실상 생산되지 않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현대 축산기술의 발달로 소의 건강이 좋아져서입니다.

2013년 기준 보건복지부 한방의료이용 및 한약소비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황은 녹용에 이어 국내에 가장 많이 수입되는 한약재입니다. 그만큼 많이 쓰이기도 하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우황은 소를 대규모로 소를 방목하는 브라질과 콜롬비아 등과 같은 남미산입니다. 우황의 1g당 가격은 10만~20만원입니다. 금 1g당 가격이 5만원대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금보다 더 비싼 셈입니다.

고가에 거래되다 보니 옛날에는 강황을 반죽해서 가짜 우황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현재도 우황을 대체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고야 한의학연구원 박사는 “중국의 경우 소 쓸개즙을 재료로 인공우황을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며 “우리나라도 품질이 균일한 인공 우황을 생산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효능은 대동소이하다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체 우황이 만들어진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우황이 꼭 필요할 때 비싸서 망설였던 일이 줄어들겁니다. 또 관련 의료비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다양한 실험을 통해 우황을 활용한 더 좋은 약들이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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