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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해년(己亥年) 한해는 ‘제2벤처붐’이 일어나는 등 우리나라 벤처산업이 크게 성장한 한해였다. 신규 벤처투자액은 사상 처음 4조원을 돌파하고 유니콘 기업 수 역시 10개를 넘어서는 등 벤처업계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이어졌다. 이러한 벤처산업 성장 흐름은 경자년(庚子年) 새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벤처산업이 중장기적으로 자동차와 조선, 철강 등 ‘중후장대’ 산업을 뛰어넘어 우리나라 경제 성장과 함께 고용 창출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신규 벤처투자 사상 첫 4조원 돌파 “제2벤처붐 조성”
31일 중소벤처기업부가 한국벤처캐피탈협회와 함께 지난해 신규 벤처투자액을 잠정 집계한 결과 사상 처음 4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첫번째 벤처붐이 일었던 지난 2000년 당시 2조 211억원과 비교해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신규 벤처투자액은 2016년 2조 1503억원에서 이듬해 2조 3803억원, 2018년 3조 4249억원 등 최근 몇년간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어 지난해에도 4조원 이상을 달성하며 새 기록을 썼다.
벤처투자가 활성화하는 등 벤처생태계가 형성되면서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벤처기업 수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벤처천억기업(연매출 1000억원 이상 벤처기업)은 2018년 기준으로 전년 572개보다 2.6% 늘어난 587개였다. 벤처천억기업의 총 매출액은 134조원, 종사자 수는 22만 5422만명에 달했다.
우리나라 벤처산업 성장은 유니콘 기업 수 증가 추이로도 알 수 있다. 국내 유니콘 기업 수는 에이프로젠이 지난달 유니콘 기업에 새롭게 등재하면서 쿠팡, 비바리퍼블리카, 야놀자, 크래프톤, 무신사 등에 이어 총 11개사로 늘어났다. 이전까지 연간 1개 정도 등재됐던 우리나라 유니콘 기업 수는 2018년 3개, 지난해 5개 등 최근 몇 년 새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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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미국(210개사) △중국(102개사) △영국(22개사) △인도(18개사)에 이어 독일과 함께 유니콘 기업 보유국 5위로 올라섰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유니콘 기업 수가 최근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벤처생태계가 성숙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경자년에는 국내 유니콘 기업 수가 20개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벤처산업 성장은 올해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 중기부는 지난달 기술보증기금과 함께 14개 ‘예비 유니콘’ 기업을 선정했다. 전 세계적으로 ‘핑크퐁’(아기상어) 열풍을 일으킨 스마트스터디를 비롯해 △레이니스트 △뤼이드 △마이리얼트립 △바로고 △스타일쉐어 △아젠컴 △엔젠바이오 △오티디코퍼레이션 △원티드랩 △웨딩북 △이티에스 △제이투에이치바이오텍 △피엔에이치테크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 기업은 평균 매출액이 2015년 24.2억원에서 2018년 127.4억원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평균 종사자 수는 22.3명에서 120.6명으로 증가했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전 중소기업학회장)는 “벤처투자가 매년 사상 최대치를 이어가고 유니콘 기업 수 역시 빠르게 증가하는 등 우리나라 벤처산업이 최근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4차산업시대에 우리나라 경제는 벤처기업이 이끌어 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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