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의 블록체인 탐방]`요람서 무덤까지` 의료정보 한곳에…맞춤진료·연구 지원

4편. 메디블록 <上> 의료정보 주인인 개인이 직접 관리
블록체인에 의료정보 공유…개인·병원·기업등 고루 수혜
플랫폼 무료공개해 헬스서비스 확장…개인·병원에 보상
작년말 ICO로 최대 200억 조달…"헬스업계 닌텐도로"
  • 등록 2018-03-26 오전 6:16:02

    수정 2018-03-26 오전 6:16:02

메디블록 구조.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개인들의 의료정보가 저장되는 메디블록 코어와 이를 토대로 한 메디블록 서비스가 존재하고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이 만들어져 작동할 수 있게 된다. (자료출처=메디블록 백서)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한 생명으로 태어나 숨을 거둘 때까지 우리 개개인이 만들어내는 의료정보는 무수히 많다. 해마다 건강검진을 받고 일상속에서 병·의원을 찾아 가벼운 처치부터 수술까지 온갖 치료를 받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개개인이 일생동안 생산한 의료정보는 자신이 찾는 병·의원이나 검진센터에 뿔뿔이 흩어져 있다. 개인들이 가진 건 고작 종이문서로 된 진단서나 CD나 파일로 된 사진 또는 짧은 영상 정도다. 이를 통합적으로 안전하게 관리해 개인 맞춤형 의료가 가능하게 하는 한편 의료정보의 주인인 개인이 정당한 대가를 받고 연구자나 의료기관에 이를 공유하는 일이 블록체인 덕에 가능해지게 된다.

脫중앙화한 블록체인으로 의료정보 집적·공유…환자·병의원 `윈윈`

헬스케어 빅데이터업체인 메디블록(MediBloc)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구축한 탈(脫)중앙화한 의료정보시스템은 이런 꿈 같은 일이 가능하도록 만들고 있다. 환자는 물론이고 의료 공급자인 병·의원, 의료 연구자 모두에게 가치있는 의료정보를 공유하고자 하는 게 메디블록의 목표다.환자의 의료정보는 각 병원과 의원들마다 따로 보관돼 있다. 특히 개인정보보호법과 의료법으로 인해 병원들간에도 공유하지 못한다. 이렇다보니 환자들은 아무리 많은 의료정보가 있어도 활용할 곳이 없다. 이 때문에 같은 병을 치료해도 병원을 옮기면 기초검사부터 다시 해야하는 번거로움과 비용 부담이 생긴다. 그렇다고 자신에게 부합하는 맞춤형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병원도 자신의 환자 외에 다른 환자들의 의료정보를 확보할 수 없어 연구에 어려움이 있다. 연구소나 제약회사 등도 마찬가지다. 의료계 발전이 더딜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은솔 메디블록 공동 대표는 “이처럼 각 의료정보들이 개개 병원과 개인들에게 파편화된 형태로 보관돼 있다보니 헬스케어 산업이나 병원에서 이를 통합적으로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유용한 헬스케어 서비스나 어플리케이션을 내놓거나 환자 맞춤형이나 정밀 의료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의료정보를 하나로 묶을 플랫폼을 만들고자 했고 각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의료정보를 모아 수많은 병원들을 하나로 연결함으로써 의료정보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했다”며 메디블록이 출발한 문제의식을 전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풀기 어려웠던 고민은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의료정보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었다. 이 대표는 “개인이 데이터로 가지고 있는 의료정보는 신뢰하기 어려운데다 누군가에 의해 조작이나 위·변조, 악용이 가능해 무의미해질 수 있지만 블록체인은 개인과 병원 데이터간 동등한 수준의 신뢰성을 부여할 수 있다”며 의료정보를 교환하고 공유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써 블록체인을 확신한 이유를 설명했다.

메디블록은 여러 의료기관에 흩어져 있는 의료정보 뿐만아니라 스마트폰과 각종 가정용·휴대용 의료기기에서 생산된 의료정보를 안전하게 통합 관리할 수 있게 하는 블록체인 기반의 의료정보 오픈 플랫폼이다. 의료 소비자들은 자기 의료정보에 대한 접근권한을 대상에 따라 다르게 설정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의료정보에 대한 완전한 소유권과 관리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의료 공급자인 병·의원도 환자 동의하에 의료기록을 남길 수 있고 다른 참여자의 의료정보를 얻고자 하는 개인이나 연구기관, 기업도 개인으로부터 승인을 얻어 필요한 의료정보를 얻거나 구매할 수 있다.

플랫폼 공개해 헬스서비스 확장…의료정보 공유한 개인에 토큰 보상

일단 메디블록은 경희대치과병원, 오라클피부과 및 성형외과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메디블록 플랫폼을 구축하고 작동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오라클의원은 국내외에 병원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각국 환자와 의사들의 정보를 하나로 묶어 관리하려 하며 경희대치과병원도 검진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환자기록과 정보를 통합 관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라 1차의원부터 종합병원까지 다양한 병·의원들도 관심을 가지고 협의를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메디블록 플랫폼이 가지는 확장성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메디블록이 구축한 플랫폼 자체가 오픈소스다 보니 어떤 사업자라도 메디블록이 제공하는 API와 SDK를 활용해 다양한 의료정보 기반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메디블록 생태계(에코시스템)를 원활하게 작동시키는 주요 동력중 하나는 메디블록이 발행하는 암호화폐인 메디토큰(MED)이다. 이더리움 프로토콜과 동일한 퀀텀(Qtum) 기반의 메디토큰은 메디블록내 모든 경제활동의 주요 매개체다. 이 생태계 참여자는 자신의 기여도에 따라 메디토큰으로 보상을 받는데 개인들은 자신의 의료정보를 블록체인상에서 병원이나 제약회사 등에 제공함으로써 그 보상으로 토큰을 받게 되고 의료정보 생산에 기여한 의료 공급자들도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런 메디토큰은 메디블록과 연계된 여러 기관에서 의료비나 약제비, 보험료 등 비용을 지불하는데 쓰인다. 이 대표는 “메디토큰으로 개인들은 진료볼 때 결제할 수 있고 나중에 우리 플랫폼을 활용한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 앱이 생겨날 경우 이 토큰으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이같은 프로젝트를 위해 메디블록은 이미 지난해 11~12월에 암호화폐공개(ICO)를 통해 100억~200억원 수준의 자금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이제 백서에서 약속한대로 5월쯤 메디블록 플랫폼과 연결돼 동작할 응용프로그램을 위한 API와 SDK를 미리 공개한 뒤 7월에 알파버전, 10월에 베타버전, 12월쯤 정식버전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ICO 당시 투자자들이 우리 프로젝트를 굉장히 호의적으로 평가했고 의료계에 있던 사람들이 나와 설립한 회사라는데 높은 신뢰를 보여준 만큼 로드맵대로 서둘러 플랫폼을 내놓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메디블록을 창업하기 전 한양대 의대를 나와 영상의학과 전공의로 일했었다.

이어 이 대표는 “이미 메디토큰이 해외 거래소에서는 상장돼 거래되고 있는 만큼 플랫폼 경쟁력을 통해 메디토큰 가치를 높일 것이고 우리 플랫폼을 이용한 킬러 앱을 만들어내고자 한다”며 게임기라는 하드웨어보다 게임 소프트웨어로 더 큰 수익을 내는 일본 대표 게임업체 닌텐츠와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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