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핫한 금융]채권단 "알짜 자회사 인프라코어·밥캣, 두산重서 분리하라" 압박

  • 등록 2020-04-04 오전 8:00:00

    수정 2020-04-04 오전 8:00:00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이번주 금융권의 이목은 두산중공업에 쏠렸다. 정부의 탈원전 기조와 해외 수주 부진,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며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오던 두산중공업은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최대 1조원의 긴급 운영자금을 요청했고 산업은행 등은 이를 받아들였다. 대신 두산은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두산이 보유한 주식과 부동산 담보수익권, 오너 일가의 ㈜두산 주식 361만주를 담보로 내놓고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채권단에서는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의 지분 연결고리를 끊는 방안을 염두에 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두산중공업과 인프라코어·밥캣이 절연하는 방법으로 ‘두산중공업 분할 후 합병’ 방안과 지주회사인 ㈜두산이 두산중공업이 가진 두산인프라코어 지분(36.27%·7550만9366주·지난해 말 기준)을 사들이는 방법을 거론하고 있다. 분할 후 합병은 두산중공업을 사업회사와 인프라코어·밥캣 지분을 가진 투자회사로 분리한 다음 투자회사를 ㈜두산과 합병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두산중공업 아래에는 100% 자회사인 두산건설만 남게 된다. 두산그룹은 조만간 자구안을 마련해 산은과 한국수출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에 제출할 계획이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3월29일~4월3일 금융권 주요 뉴스

●지난 29일 금융위원회는 바젤Ⅲ 최종안 중 신용리스크 산출방식 개편방안을 오는 6월 말 국내 은행 및 금융지주사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산출 때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바젤Ⅲ는 바젤은행감독위가 정한 은행자본규제 기준으로 중소기업 대출 위험가중치와 일부 기업대출 부도 시 손실률을 하향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은행이 ‘내부등급법’을 사용하는 경우 기업대출 가운데 무담보대출과 부동산담보대출의 부도 시 손실률(LGD)을 각각 45%에서 40%로, 35%에서 20%로 하향 조정한다. 자체 산출한 위험가중자산을 증액하는 부가승수(위험가중자산의 1.06배)는 폐지한다. 은행이 위험가중자산 산출에 ‘표준방법’을 사용할 때에는 신용등급 없는 중소기업 대출의 위험가중치를 기존 100%에서 85%로 낮춘다. 국내 중소기업들은 신용평가사를 통한 신용평가를 받지 않아 대부분 등급이 없는 상태인데 은행이 중소기업 대출 때 자본부담이 경감되는 것이다.

●지난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무디스는 한국이 코로나19의 새로운 진앙지가 되고 있다며 부산은행, 대구은행, 제주은행, 경남은행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에 착수한 바 있다. 지방은행들이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규모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대구은행은 국내 코로나 총 감염자수 86%가 대구·경북지역에 집중돼 있는데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대한 여신 비중이 커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무디스는 설명했다. 제주은행 역시 코로나19 이후 관광객이 줄어들며 지역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제주도의 2월 관광객 수는 2019년 2월보다 43% 감소한 바 있다. 지방은행의 경우 대손충당금적립률이 지난해 말 기준 97.6%로 시중은행(120.6%)에 한참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 31일 교보생명이 미국 회계감독위원회(PCAOB)에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을 고발했다. 국제 재무적투자자(FI)와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교보생명의 최대주주 신창재 회장을 위해 교보생명이 직접 뛰어든 셈이다. 교보생명이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을 고발하게 된 배경은 2012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9월 교보생명은 당시 대우인터네셔널이 보유하던 자사 지분 24.01%를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다수의 재무적투자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교보생명 지분의 주당 평가 가치는 24만5000원으로 산정됐다. 3년내(2015년 9월까지) 기업공개(IPO)가 안되면 투자금을 회수하고 풋옵션(지분을 되팔 권리)을 재무적 투자자들이 행사한다는 내용을 계약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교보생명은 상장에 성공하지 못했다. 2015년 9월이 지난 시점에서도 IPO가 성사되지 못하자 재무적투자자들은 풋옵션을 행사하기에 이른다. 이때가 2018년 10월이었다. 당시 교보생명 지분의 주당 가치는 40만9912원으로 산정됐다. 6년 사이 1조2000억원 가치 지분이 2조원으로 뛴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신 회장 측은 계약 효력 자체를 문제 삼았다. 풋옵션에도 응하지 않았다. 지분 가치가 과도하게 됐다는 점을 내세웠다. 결국 신 회장과 재무적투자자들의 분쟁은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 중재로까지 올라갔다. 이런 상황이 되는 결정적인 단초를 딜로이트 안진이 제공했다고 교보생명은 보고 있다. 기업 가치 평가를 성실히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지난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 절차가 ‘코로나19’ 사태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항공업계 최대 인수합병(M&A)인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작업이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업계가 최악의 경영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매수자 측이 총 2조5000억원의 인수자금을 두고 부담을 느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나는 지난달 27일 정정공시를 통해 당초 7일로 예정된 1조4665억원 규모 유상증자(3자배정 방식)에 대한 HDC의 주금 납입일을 잠정 연기한다고 밝힌 상태다. 납입일도 모호하게 바뀌었다. 특정 날짜가 아니라 “거래종결 선행조건 충족일로부터 10일이 경과한 날 또는 당사자들의 합의일”이란 문구를 넣었다. 24일로 계획된 신주상장 예정일도 ‘주금 납입일 후 15일이 이내’로 변경됐다. HDC의 아시아나 인수작업은 구주매각(3228억원)과 신주발행(2조1772억원)으로 진행된다. HDC가 유상증자를 통해 1차분으로 1조4665억원을 투입하면, 아시아나는 이 중 일부(1조1745억원)를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의 지원자금 상환 등 용도로 사용할 예정이었다.

●지난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신용등급 AA 무보증 여전채 3년물 금리는 연 1.792%,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1.092%로 마감했다. 신용 스프레드(국고채와의 금리차)는 이틀 전보다 더 벌어진 69bp(1bp=0.01%포인트)를 보였다. 이 격차는 지난 2012년 2월28일(70bp) 이후 약 8년 1개월 만에 최대치다. 신용 스프레드는 여전채 3년물 기준으로 올해 초 30bp 초반 수준이었다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지난달 중순 40bp대까지 벌어졌다. 정부의 100조원 규모 대책 발표가 있었던 지난달 24일에도 신용 스프레드는 54bp로 전날(49bp)보다 오히려 더 벌어졌다. 여전채의 신용 스프레드가 벌어지면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부담도 커진다. 지난 한달간 여전채 순발행 규모는 91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월과 비교하면 20분의1 수준이다. 최근 달러 강세(환율 상승) 상황까지 겹치며 여전사들의 다른 자금조달 통로인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도 어려워지고 있다. 카드사와 캐피탈사는 전체 자금조달 비중의 70~80%를 여전채로 충당하고 있다. 여전채 금리 상승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급격히 불어나는데다 이들 채권에 대한 수요 마저 줄면서 유동성에 직격탄을 맞는 상황이다. 카드사와 캐피탈사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여행과 출장이 급감해 항공·여행사가 직격타를 맞으면서 결제대금 미수금 부담까지 안은 상황이다.

3월29일~4월3일 금융권 주요 어록

●지난 30일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통합이 완성되면 업계 탑티어 보험사로 재탄생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객 관점의 신상품 개발, 디지털 편의성 제고, 소비자보호 분야에 양사가 보유한 역량을 하나로 모아 신한을 거래하는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화상회의로 열린 ‘뉴라이프 추진위원회’에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일을 내년 7월 1일로 확정하면서다.

●지난 31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5대 금융 그룹 등 23개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 출자기관과 함께한 협약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원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이나 바젤Ⅲ 규제를 은행에 유리하도록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은행들의 요구 사안을 문서로 일괄적으로 받을 계획”이라며 “5대 금융지주와 산업은행이 결국 ‘공동 운명체’로서 함께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오늘부로 금융위는 증안펀드 운용에서 손을 뗀다”며 “전문가들에게 맡긴다고 생각하고 (금융위) 역할은 여기까지다. 투자위원회 전문가들이 알아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또 “개인투자자가 자기 자금 가지고 장기투자하는 건 바람직하고 환영한다”며 최근 증시 매수주체로 활약하는 개인투자자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일시적으로 지금 부족을 겪는 기업이 도산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게 정부 의지”라면서 “항공업계를 포함한 모든 업계에서 지원이 필요한 기업은 지원하되 대주주의 엄격한 자구노력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일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신한-조흥은행 통합 14주년을 맞아 “새로운 ‘신한은행 방식’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행장은 기념사를 통해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인해 각 국의 정부와 유수의 기업들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있으며 이를 계기로 금융업의 기준도 새롭게 바뀔 것”이라며 “기존에 세운 사업계획과 이미 검증된 성공방식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 불필요한 일은 과감히 덜어내고 절차와 과정을 더 간결하게 다듬어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언택트(비접촉) 소비가 빠르게 일상화되는 상황 역시 주목해야 하며, 디지털 금융을 향한 고객의 눈높이도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빠른 정보공유, 민첩한 의사결정, 적극적인 실행 등 ‘선을 넘는 도전’으로 새로운 ‘신한은행 방식’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고객에 집중하고 사회와 함께하는 ‘신한다움’의 가치를 키우는 일에 모두가 마음을 모아달라”며 고객 퍼스트의 실천을 촉구했다.

●지난 2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주요 임원과 부서장이 참석하는 위기대응 총괄회의를 연 자리에서 “국내 금융회사도 글로벌 흐름을 참고해 충분한 손실흡수와 자금 공급 능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이날 “유동성비율(LCR), 예대율을 포함한 규제에 대해 업계 의견과 해외 감독당국 대응사례를 바탕으로 근본 원칙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한시적 완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은성수 금융위원장 역시 “원화 LCR(유동성커버리지)이나 바젤Ⅲ은 모두 (건전성 규제를 금융회사들에) 유리하게 해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윤 원장은 코로나 대출과 관련해 “금융권 일부에서 금감원 제재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면서 “코로나19 피해기업 등에 대한 지원을 위한 여신에 대해서는 검사도, 제재도 없음을 명확히 알려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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