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엔 각하' 존엄사 허용 헌법소원…헌재, 정식 심판한다

헌재, 심판회부 결정…청구인 등에 통보
2017~2018년 각하하면서도 ''기본권'' 인정
청구인 "치료불가환자의 죽음결정권 보호"
  • 등록 2024-01-28 오전 9:43:13

    수정 2024-01-28 오전 9:43:13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우리나라에서 존엄사(조력사망)를 허용해도 되는지에 대한 문제를 헌법재판소가 정식으로 심판하기로 했다. 지난달 28일 조력사망을 원하는 이명식(63) 씨와 그를 간호해 온 딸이 국내 조력사망을 허용해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헌법소원을 청구했는데 헌재가 이를 받아들여 정식 심판에 회부하기로 결정한 것.

헌재는 이같은 내용 결정문을 최근 청구인 측과 이해관계인들에 통보했다. 헌재는 헌법소원이 청구된 사건에 대해 지정재판부를 두고 각하나 심판회부를 결정한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 게양된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이번 헌법소원 청구 목적은 존엄사 입법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다. 현행법에 조력사망을 허용하는 구체적 방안이 없어 이를 원하는 당사자와 가족의 기본권이 침해되고 있는데도 국가가 적극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헌법정신에 위배된다는 취지다.

척수염 환자인 이씨는 하반신이 마비됐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극심한 통증으로 고통받고 있다. 존엄사를 위해 스위스단체에 가입하기도 했지만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혀 있다. 혼자 이동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딸의 도움을 받으면 딸이 우리 형법상 자살방조죄로 처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청구인 측이 주장하는 침해 권리는 헌법 제10조와 관련해 행복추구권, 회복불가능한 단계에 진입한 자가 제3자의 도움을 받아 존엄하게 삶을 마감할 수 있는 자기결정권, 자기운명결정권, 헌법 제17조에 따른 사생활의 자유 등이다.

이씨와 이씨 딸의 소송 대리인으로는 사단법인 ‘착한법 만드는 사람들’이 나섰다. 착한법 만드는 사람들의 상임대표인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변호사와 사무총장인 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변호사, 이사인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 등이다.

판사 출신 조용주 변호사는 “자기 삶을 자신의 의지대로 마무리할 권리는 각 개인에게 주어진 고유한 권리”라며 “무제한적인 존엄사 허용이 아니라 ‘현대의학으로 치료가 불가능한 죽음의 단계’에 이르러 삶을 유지하는 것이 신체적·정신적 고통뿐인 개인이 있다면 그 사람의 죽음에 대한 결정권은 국가·사회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지난 2017년과 2018년에도 암 환자 가족이 같은 취지의 헌법소원을 냈지만 헌재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각하한 바 있다.

김재련 변호사는 “당시 헌재가 각하 결정을 했지만 의미 있었던 점은 존엄사와 관련한 환자의 죽음에 대한 자기결정권이 헌법상의 기본권이라는 것을 인정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는 “죽음에 임박한 개인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 연명치료의 거부 또는 중단을 결정할 수 있고 죽음에 관한 자기결정권은 헌법상의 권리”라고 천명한 바 있다.

헌재가 존엄사 관련 ‘부진정입법부작위 위헌확인’ 문제 심리와 관련해 심판회부 결정을 내린 만큼 관련 기관 사실 조회, 연구관 의견 검토 등이 진행될 전망이다. 해당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법무부에서 이번 청구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청구인 측과 의견을 주고 받는 과정을 거쳐 공개변론을 하게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같은 사건의 헌법소원은 결론이 나기까지 통상적으로 1~2년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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