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로 보는 한주]국제여론전 강화나선 靑…"日, 제재위반 공동조사 받자"

日수출규제 조치 이유로 韓제재위반 무분별 의혹 제기
靑 "한일 공동조사 받자…韓결백시 사과·조치 철회해야"
전문가 "日, 수용 가능성 낮지만 국제여론전 효과"
대미 여론전에도 총력…美 "할수있는 모든것 해나갈것"
  • 등록 2019-07-13 오전 8:00:00

    수정 2019-07-14 오전 10:47:31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인 청와대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12일 오후 춘추관에서 일본 수출규제 조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유엔 안보리 전문가 패널 또는 적절한 국제기구에 한일 양국의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 위반 사례에 대한 공정한 조사를 의뢰할 것을 제의한다. 우리 정부의 잘못이 없다는 결론이 나오면 일본 정부는 우리 정부에 대한 사과는 물론 보복적 성격의 수출 규제 조치도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한일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것을 경계해 대응 수위를 절제해 온 우리 정부가 역공에 나섰다. 청와대는 일본의 이번 조치와 관련해 우리 정부의 수출 통제 및 제재 이행에 대한 무분별한 의혹을 잇따라 내놓는 것을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다는 판단에, 국제기구를 통한 공식적인 조사 의뢰를 제안했다. 정부가 적극적인 국제 여론전에 나서며 한일 통상 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어 향후 문재인 대통령의 향후 지지율 추이에 미칠 영향에도 주목된다.

◇日제재위반 주장에 “국제기구 공동조사 받자”…국제여론전 나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8~10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 ±2.5%p)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이주 국정 수행 지지도는 전주보다 3.7%p 내린 47.6%를 기록했다. 이는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 전 수준으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따른 경제 우려가 확산되며, 외교적 성과로 인한 지지율 상승 효과가 한주만에 사그라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국무회의를 통해 일본에 조치 철회와 협의를 촉구하는 첫 메시지를 낸 데 이어, 10일 기업인 간담회에서는 우리측에 대북제재 위반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이같은 문제제기에도 일본측 고위인사들의 우리 정부에 대한 대북제재 위반 의혹 시사 발언이 잇따르자 우리 정부 역시 본격적인 국제 여론전에 나섰다.

노가미 고타로 일본 관방 부장관은 지난 10일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해 “WTO에서 인정되는 안보 목적의 수출관리 제도의 적절한 운용에 필요한 재검토”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일본의 공영방송인 NHK 또한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수출 규제 조치 이유에 대해 “한국 기업이 사린 가스 등 화학무기 제조에 전용될 수 있는 에칭가스를 생산하는 일본 기업에 납품을 재촉하는 일이 일반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측의 이같은 의혹 시사에 김유근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장은 12일 “최근 일본 고위 인사들이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우리 정부의 수출 관리 위반과 제재 불이행을 시사하는 무책임한 발언을 계속하고 있는 것에 매우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특히 그간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 회의 등 각종 협의 계기에 우리의 수출통제 및 제재 이행 노력에 관한 정보를 일본과 충분히 공유해 왔다. 일본 정부는 우리 정부의 규범 불이행 및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명백한 증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일본측이 제기하고 있는 의혹에 대해 국제기구를 통해 진실을 가려보자고 제안했다. 김 처장은 “상호 불필요한 논쟁을 중단하고 일본 정부의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를 명백히 밝히기 위하여 유엔 안보리 전문가 패널 또는 적절한 국제기구에 한일 양국의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 위반 사례에 대한 공정한 조사를 의뢰할 것을 제의한다”며 “조사 결과 우리 정부의 잘못이 발견된다면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사과하고 시정 조치를 즉각 취하겠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잘못이 없다는 결론이 나오면 일본 정부는 우리 정부에 대한 사과는 물론 보복적 성격의 수출 규제 조치도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이에 대해 “일본이 실제로 우리측 제안에 응답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우리 정부가 계속 가만히 있을 경우 제3국에는 일본이 주장하는 인식이 자리를 잡게 되므로, 이번 제안을 통해 우리 정부가 국제기구의 조사에 자신있을 만큼 결백하다는 것을 상기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중인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워싱턴DC의 숙소인 호텔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미 여론전도 총력…美 “할 수 있는 모든 것 해나갈것”

아울러 청와대는 대미 여론전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를 찾아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과 회동을 갖고 미 상·하원의원 등 의회 관계자들을 연이어 만나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부당성을 알리고 우리측 입장을 전달했다. 김현종 차장은 11일 “제 생각에는 지금 아마 미국이 한미일 간에 고위급 협의를 하려고 그러는데 한국과 미국은 매우 적극적”이라며 “지금 일본이 답이 없어서 좀 건설적인 방법을 찾는 게 좋은 데 아직도 일본 쪽에선 답이 없다. 소극적인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그간 관망 자세를 유지해왔던 미측은 이날 한일 갈등의 중재 역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모건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3국(한미일)의 양자간, 3자간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구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공개적으로나 막후에서나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역시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유근 처장은 “김현종 차장이 한미 정상회담 이후 후속조치 관련 현안들과 관련해 협의를 하러 간 것으로 알고 있고, 또 간 차제에 최근의 일본의 부당한 조치들에 대해서도 미측과 적극적으로 협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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