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정책 대전환]"퇴직하고도 하던 일 하니 다들 부러워하죠"

KT 재고용 제도 '시니어 컨설턴트'로 경력단절 없이 일하는 이찬우 씨
20년 하던 업무 그대로…경험 후배들과 공유
  • 등록 2020-01-09 오전 2:11:00

    수정 2020-01-09 오전 6:57:26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친구들이 무척 부러워합니다. 정년퇴직 후에 다시 취업한 친구들도 있지만 본인이 하던 일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전 개인적으로 가장 자신 있는 분야에서 계속 일하고 있으니 다들 그걸 부러워하는 거죠.”

작년 12월1일자로 41년을 일한 KT에서 정년퇴직한 이찬우(61)씨의 퇴직 후 일상은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 아침이면 똑같이 직장인 KT 강북네트워크운용본부로 출근해 자기 업무를 하고 있다. KT의 재고용 제도인 `시니어 컨설턴트`로 선발돼 퇴직 후에도 일할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전송망 운용이라는 퇴직 전과 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마음가짐은 이전과 크게 달라졌다. 그는 “퇴직한 나이인데도 회사가 여전히 나를 인정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하다”면서 “방송업무는 20년씩이나 해왔던 일이라 업무에 자신도 있어 하루하루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KT가 재고용 제도를 도입하기 전에는 이 시니어 컨설턴트에게도 가장 큰 걱정이 퇴직 이후였다. 스스로 아직 젊고 충분히 일할 수 있으니 재취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막막했던 것도 사실이다. 다 내려놓고 세계 여행이나 다닐까, 창업을 할까 등 여러 생각이 오갔다. 그래도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욕망이 컸다. 이 시니어 컨설턴트는 “퇴직 전에 어떤 자격증을 따놓는 게 재취업에 도움이 될까 고민하면서 찾아보곤 했다”면서 “회사가 재고용 제도를 도입한 이후에는 `바로 이거다` 싶어 회사 일을 더 열심히 하며 준비했다”고 귀띔했다.

은퇴자가 재고용되면서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세간의 우려와 달리 퇴직한 선배가 다시 돌아와 일하는 걸 후배들도 적극적으로 반기는 분위기다. 기술과 경험, 노하우 등 배울 게 많다는 이유에서다. 개성공단에 통신망을 구축할 때에도 현장에 있었다는 이 시니어 컨설턴트는 “살아보니 경험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더라”며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며 쌓은 경험들이 후배들한테 도움이 되고 나 역시 후배들에게 새로운 것을 배우니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퇴직 후 이젠 좀 쉬어도 된다`던 가족들도 그를 격려하고 있다. 이 시니어 컨설턴트는 “아들이 둘인데 다시 일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좋아하고 인정해 주니 가족애도 돈독해진 기분”이라고 전했다.

이 시니어 컨설턴트는 또래 친구들을 만나면 운이 좋은 편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일하던 직장에서 하던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재고용 제도 자체가 국내에는 그리 많지 않은데 주변 친구 중 다니던 직장을 계속 다니는 것은 꿈도 못 꾸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는“주변에 퇴직한 친구들을 보면 아직 능력이 뛰어나고 얼마든지 열심히 일할 수도 있는데 막상 기회가 없어 아쉬워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마다 재고용 기회가 더 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희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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