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회사가 대표가 스포츠 단체장 도전하는 이유

기업 사회공헌 동시에 회사 홍보까지 `일석이조`
올해 올림픽, 세계대회 잇따르는 특수…"선한 역할 기대"
  • 등록 2021-01-20 오전 12:03:00

    수정 2021-01-20 오전 12:03:00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레슬링, 빙상, 수영`

치킨회사가 스포츠 단체장 자리를 두고 각축을 벌이고 없다. 업종과 상관없는 느닷없는 움직임 같지만, 자세히 짚어보면 한 수 앞을 내다보는 경영 수법이다. 사회공헌과 회사홍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점에서 매력적인 활동인 것이다.

36대 대한레슬링협회장에 당선한 조해상(왼쪽) 해마루 대표와 33대 대한빙상경기연맹회장에 당선한 윤홍근(오른쪽 사진 가운데) BBQ 회장.(사진=각 연맹)
19일 업계에 따르면 치킨프랜차이즈 부어치킨을 운영하는 조해상 해마로 대표는 이달 대한레슬링협회장에 출마했다. 해마로는 육계 도축과 가공을 전문으로 하는 식품회사다. 현재 조 대표가 선거 과정에서 부정 선거를 저질렀다는 잡음이 일고 있지만, 여하튼 치킨회사 대표로서 이례적인 행보다.

보다 앞서 윤홍근 BBQ 회장은 지난해 11월 제33대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에 당선했다. 2025년 1월까지 4년 임기다. 빙상연맹이 최근 몇 해 동안 관리단체로 지정돼 내분을 겪은 터라 쉽지 않은 자리였다. BBQ 관계자는 “주변에서 연맹 재건을 위해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을 수차례 받고서 수락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교촌치킨은 아쉽게 고배를 마신 사례다.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대표이사는 대한수영연맹 회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이달 고배를 마셨다. 소 대표는 롯데그룹 시절부터 스포츠 관련 업무에 이해가 밝은 인물로 손꼽혔다. 대외협력단장과 사회공헌위원장을 거치면서 평창동계올림픽 후원을 주도하기도 했다.

스포츠 단체장 활동은 일거양득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측면에서 외부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을 수 있는 한편으로 이 자체가 회사에 홍보가 된다. 단체와 선수를 후원하는 데에 비용이 들지만 이로써 거두는 무형의 긍정 효과에 비할 게 아니다.

실례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가 스포츠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면서 삼성그룹에 안긴 부가가치는 셈으로 따지기 어렵다.

올해 굵직한 스포츠 행사가 예정된 것은 이런 분석에 힘을 보탠다. 지난해 연기된 도쿄 하계올림픽이 올해 7월 예정돼 있다. 세계레슬링연맹은 6월(러시아 우파) 주니어급, 8월(노르웨이 오슬로) 시니어급 세계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내년 예정된 세계수영선수권대회(일본 후쿠오카)와 동계올림픽(중국 베이징)도 먼 얘기가 아니다. 수영과 레슬링, 빙상은 국제무대에서 한국이 수위권을 다투는 유망 종목인 동시에 인기 종목이다.

코로나19가 변수라서 스포츠 경기가 일정대로 열릴지 장담하기 어렵지만, 대회 준비 과정 자체만으로 협회장 존재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회사명이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대회가 열려 일정을 소화하면 효과는 기대보다 클 수 있다. 국제대회이기에 홍보 효과는 세계적으로 거둘 수 있다. BBQ, 교촌에프앤비 등이 해외 시장 진출에 목말라 있는 점을 고려하면 매력적이다.

기업 고객층을 두껍게 하는 계기이기도 하다. 스포츠를 즐기는 세대는 남녀노소를 불문하지만, 상대적으로 젊은 층으로까지 인지도를 넓히는 발판이다. 후원사로서 운동선수와 맺은 유대 관계가 팬층을 타고 전반으로 확산하는 것도 기대 요소다. 외식 시장에서 소비력을 갖춘 20~30대에게 다가갈 기회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스포츠단을 운영해 사회에 공헌하는 것처럼 협회장 활동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며 “백마디 홍보보다 대표의 선한 역할 한 번이 회사에 긍정적인 효과를 안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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