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속도…5도(都)2촌(村) 낭만을 아시나요

귀농귀촌 생활자의 ‘리얼’ 기록서 3권
주중 닷새 도심, 주말 이틀 치유 농사
실패 끝, 농촌에 스며드는 노하우도
저자들이 실천한 워라밸 통한 행복찾기
  • 등록 2023-04-19 오전 6:40:00

    수정 2023-04-19 오전 6:40:00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세종시에 살고 있는 장한별(44)씨는 주말이면 아내와 함께 충남 공주 시골 마을로 향한다. 주중 닷새는 변호사로 일하고, 주말 이틀은 취미 농사를 짓는 5도(都)2촌(村) 생활 중이다. 바깥과 단절된 도시 아파트에서 사는 게 답답해 택한 방식이 5도2촌의 삶이다. 장씨는 최근 그 여정을 담은 책 ‘주말엔 여섯 평 농막으로 갑니다’(사이드웨이)를 펴냈다.

봄철을 맞아 농촌 생활을 다룬 책 출간이 이어지고 있다. 장씨 책을 비롯해 ‘은퇴없이 농촌출근’(라온북), ‘난생처음 시골살이’(티라미수 더북), ‘시골살이, 오늘도 균형’(차츰), ‘이상하고 아름다운 판타지 촌 라이프’(남해의봄날), ‘부농의 기술 라이브커머스’(도도) 등이 그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시골살이의 수고로움과 소소한 행복이 편안하게 전해진다. 남들과 조금은 다른 삶도 괜찮다고, 잠시 쉬어가도 좋다고 말이다.

‘주말엔 여섯평 농막으로 갑니다’(장한별 | 372쪽 | 사이드웨이).
도시의 삶이 빠르게 흘러간다면, 작은 시골에서의 사계절은 천천히 흘러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촌집 생활을 해 본 사람이라면 알 터다. 스스로 키운 식자재로 따뜻한 밥 한 끼 먹는 낭만을 누리려면 얼마나 많은 수고로움을 거쳐야 하는지를 말이다.

장씨는 우선 가볍게 농막으로 전원생활을 시작해 보라고 권한다. 등산, 캠핑, 차박 말고 자연 속에서 편히 쉴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을 갖기 위해 꼭 큰돈을 들여 ‘세컨하우스’를 지을 필요는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농막은 농사하다 잠시 쉬거나 농기구를 놔두는 연면적 20㎡ 이하 공간으로, 부담 없이 다른 삶의 방식을 실험해 보는 대안이 된다는 거다.

책은 5도2촌(五都二村)의 삶을 생생하게 전한다. 수년간 준비 끝에 땅을 사들이고 농막을 지은 경험을 꼼꼼하게 기록해 둔 ‘농막사용설명서’에 가깝다.

관련 법규를 무시한 불법 농막이 많아지는 만큼 저자는 개정된 농지법과 건축법 시행령에 따라 농막 짓는 법을 알려 준다. 또 정화조 설치, 물 끌어오는 방법, 전기 인입과 농막 신고 등의 방법도 담았다. 수많은 업체 제품을 비교하며 농막을 고르고, 자신만의 취향으로 농막을 꾸미는 방법이나 텃밭 농사를 직접 지어 나가는 과정을 단계별로 조언해 준다.

‘은퇴 없이 농촌 출근’(김규남| 259쪽 | 라온북).
책 ‘은퇴 없이 농촌 출근’은 실제 귀농귀촌한 저자의 경험담이다. 바쁘게 살다가 건강에 한계를 느낀 저자는 농촌으로 향했고, 남들과 마찬가지로 여러 문제를 겪었다. 특수작물을 시도하다 깨달은 것, 지역 주민과 공무원과의 관계 등 비싼 수강료를 치르며 배운 ‘리얼한’ 귀농귀촌의 삶을 소개한다.

외지인이 농촌에 잘 스며드는 방법도 다뤘다. 토지에 대한 문제는 법적으로 다투기보다 대화로 우선 해결해 보고, 지역 주민들과 협력하는 동시에 자신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방법 등을 알려 준다. 6차산업의 비전과 방향을 생각해보라고도 조언한다. 농촌관광의 트렌드 변화를 활용하고, 임야를 활용한 산림소득산업에 대해 이야기한다.

뮤지션 정태규 씨는 이 책의 추천사를 통해 “저자가 실천한 ‘워라밸을 통한 행복 찾기’가 담긴 이 책은 은퇴를 준비하는 모두의 필독서이자 지침서가 될 것”이라면서 “시대의 트렌드를 읽는 이런 책이 진작에 세상에 나왔어야 했다”고 썼다.

‘난생처음 시골살이’(은는이가| 240쪽 | 티라미수 더북).
‘난생처음 시골살이’는 무작정 농촌으로 향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가감 없이 보여 준다. 직접 집을 지어 보고 싶은 남편, 마당 있는 집에서 살고 싶었던 아내가 자신들의 로망을 실행하고자 치킨 배달도 안 되는 시골에 둥지를 튼다.

부부는 강력한 시골 모기에게 호되게 당하고, 오후 3시가 넘어가면 끊기는 버스에 당황해 한다. 뭐 하나 쉬운 일이 없고 매일이 스펙터클한 사건의 연속이다. 그럼에도 책은 숨 가쁜 그 대열에서 한 발 떨어져서 자신의 속도로 자기만의 인생을 살아가는 해방감에 대해 넌지시 말한다. “시골은 돈이 아니라 시간을 벌기에 참 좋은 곳”이라면서 “남과 비교하지 않아도 되는 자기만의 단단한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오랜 고민과 시행착오 끝에 마련한 자신의 밭, 치유 농사의 경험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만족을 누리고, 정신 건강이 풍요로워졌는지를 줄곧 강조한다. 자연 속에 있는 자신만의 공간에서 좋아하는 사람들을 초대하고, 농사의 수확물들을 나누는 일은 진심으로 즐겁고 뿌듯한 일이라는 것이다.

저자 장한별 씨는 시골살이에 대해 “현대사회에서는 쉽게 만나기 힘든 ‘오롯하게 어떤 일의 전체 과정을 경험하며 그것을 완성하고 그 성과물을 누리는 보람’을 자신의 농막에서 발견하는 일”이라며 우리를 농촌으로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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