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경제 저성장 고착화.."기업들 신성장 동력으로 뚫는다"

4차 산업혁명 대비해 인재 육성·R&D 강화
규제는 투자·고용 걸림돌 지적도 잇따라
  • 등록 2020-01-14 오전 5:03:48

    수정 2020-01-14 오전 5:03:48

2020년 신년기획 300대기업 설문조사 보고서. (그래픽=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피용익 송승현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은 한국 경제의 위기 원인을 ‘신성장 동력 부재’에서 찾았다.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 미래기술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가와 기업을 먹여살릴 만한 성장동력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으로 풀이된다.

이데일리가 13일 국내 매출액 기준 3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34.7%는 현재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신성장 동력 부재에 따른 저성장 고착화’라고 진단했다. ‘경제정책 대전환이 필요한 긴급 상황’이라는 진단도 23.8%에 달했다.

다만 지금의 위기가 외환위기 때보단 심각하지 않으며, 일시적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응답 기업의 24.8%는 향후 경기가 반등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지금 기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외환위기에 버금간다는 응답은 5.9%에 그쳤다.

불확실성에도 신성장동력 창출 나선다

기업들 대부분은 올해 경기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가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들은 9.9%에 머물렀다. 이처럼 기업 현장에선 신성장 동력 부재로 인해 저성장이 고착화할 것이란 위기감이 팽배하다. 투자와 고용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올해 ‘4차 산업혁명 대비와 신성장 동력 창출’(43.6%)에 주력할 계획이다. ‘인재 육성과 연구개발(R&D) 강화를 통한 미래 경쟁력 확보’(16.8%)에도 나선다. 이대로 주저앉으면 미래가 없다는 위기 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이같은 응답은 올해 초 발표된 재계 총수들의 메시지와도 맥을 같이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일 화성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과거의 실적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며 성장과 도약을 주문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올해는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설문조사에서 기업 4곳 중 1곳은 투자를 통한 경쟁력 확보보다 ‘극한 위기 상황에서 살아남기’(26.7%)를 올해 경영 화두로 꼽았다. 그만큼 불확성이 만만찮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시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기업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며 “기업은 환경이 안정화돼야 투자를 한다. 정책이 하나의 방향으로 가야 기업도 예측이 가능하고 투자에 더 뛰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규제 완화 필요하다 한목소리

기업들의 투자를 주저하게 만드는 것은 규제다. 설문조사 응답자들은 한국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필요한 조건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조속한 규제 완화’(62.4%)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정부가 규제완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업 현장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어 ‘정치사회적 갈등 확산 방지’(39.6%), ‘수출 다변화 정책 도입’(30.7%), ‘좌파에 치우친 경제정책 대전환’(29.7%), ‘노사정 대타협’(17.8%)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임기 후반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하는 정책 과제를 묻는 질문에도 응답 기업들은 ‘신성장 동력 발굴’(26.7%)과 함께 ‘규제 개혁’(19.8%)을 지목했다. 기업들은 이밖에 ‘부동산 시장 안정’(24.8%), ‘노동시장 개혁’(13.9%), ‘소득주도성장 철회’(6.9%) 등을 정부에 주문했다.

박영범 한성대 교수는 “미·중 갈등이 가라앉고 반도체 업황이 좋아지는 등 대외 환경이 나아지더라도, 대내적으론 규제 환경이 변한 게 없다”며 “경제가 어렵다보니 일자리를 만들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절반가량의 기업들이 고용·투자를 작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것은 올해 경제 전망이 암울하지만은 않다고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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