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도, 엘앤에프도…‘EB 발행’ 러시

올해 EB발행 규모 3조273억원…전년비 20배
SK하이닉스 2조원대 이어 엘앤에프도 6628억
신주발행 없고 주가가치 희석 없지만 하락 단초
“‘자사주 매입 후 소각’ 개미 요구 늘어날 수도”
  • 등록 2023-04-24 오전 6:30:00

    수정 2023-04-24 오전 6:30:0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연초부터 상장사들의 집중적으로 교환사채(EB) 발행에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000660)에 이어 엘앤에프(066970)도 대규모 발행을 결의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배에 이르는 EB 물량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교환사채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대규모 교환사채를 발행한 상장사들이 주가 하락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4월인데…올해 EB 발행 결의 3조원 넘어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부터 이날까지 코아스템켐온(166480) 이엔코퍼레이션(066980) 이스트소프트(047560) 미래나노텍(095500) 클리노믹스(352770) 나무기술(242040) 테라사이언스(073640) 아이씨에이치(368600) 에프에스티(036810) SK하이닉스(000660) 테라젠이텍스(066700) 엘앤에프(066970) 등 12곳의 상장사가 올해 EB발행을 결의했다. 규모는 무려 3조27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9곳의 상장사가 1443억원의 EB를 발행을 결정한 것과 비교하면 규모가 20.9배 증가한 것이다.

3조273억원 중 가장 많은 2조5730억원(84.99%)에 달하는 금액은 운영자금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4127억원(13.63%)은 시설자금에, 293억원(0.97%)는 채무상환에 사용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발행이 결정된 EB 중 가장 많은 701억원(48.57%)이 운영자금으로 활용됐다.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632억·43.81%)이 그 뒤를 이은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가장 규모가 큰 EB 발행사는 SK하이닉스(000660)였다. 이달 초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3위인 SK하이닉스는 2조2377억원(17억달러)의 EB 발행을 결의했다. 지분의 2.8%에 해당하는 자사주 2012만6911주로 교환사채 청구 시 내놓는 구조다. 주당 교환 가격은 11만1180원이다. 당초 SK하이닉스는 1조9744억원(15억달러)의 EB를 발행하려 했지만, 규모를 확대했다.

이어 지난 20일엔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3위인 엘앤에프가 7년 만기 외화 해외 EB 발행 금액을 6628억원(5억달러) 찍는다고 밝혔다. 교환대상 자사주는 151만3010주(지분의 4.20%) 수준이며 주당 교환가액은 43만8100원이다.

가치 희석 없지만…개미들은 달가워 않네

EB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발행한 회사의 주식 등으로 교환할 수 있는 채권이다. 이를테면 엘앤에프는 올해 6월 6일부터 2030년 4월 16일까지 교환 청구기간을 제시했다.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달리 락업 기간이 없어 채권 투자자 입장에서는 빠르게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또 발행사의 입장에선 신주를 찍지 않고 기존에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준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주식가치 희석이 나타나지 않는다. 또 발행사가 상대적으로 발행 금리를 낮게 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가 시장에 풀릴 수 있는 만큼, 주가 하락의 단초가 될 수 있어 개미들은 달가워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다.

실제 SK하이닉스(000660)는 EB 발행공시일인 이달 4일 전 거래일보다 2700원(3.10%) 하락하며 8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삼성전자(005930)의 감산 소식(7일)으로 8만9100원까지 주가를 회복한 상태다. 엘앤에프(066970) 역시 EB 발행 공시가 나온 다음날 주가가 8.01% 하락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연초 이후 대규모 EB 발행도 시장에서 충분히 소화된 만큼, EB 발행을 만지작대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향후 주가가 기대한 만큼 오르지 않으면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로 단기간 자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사주 매입 후 EB를 찍어버리면, 주가 안정이나 주주가치 제고 등을 기대하기 힘들다”면서 “주주들의 환원 요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상장사들의 EB 발행이 잦아지면 주주들이 상장사에 자사주 매입 이후 즉시 소각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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