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이 걸었던 길이 곧 현대사였다…영면에 든 英 여왕(종합)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96세로 서거
'최장수 군주' 영국 상징이자 정신적 지주
열흘간 국장 장례…찰스 3세가 왕위 계승
  • 등록 2022-09-09 오전 8:24:28

    수정 2022-09-09 오전 8:24:28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영국의 상징이자 정신적 지주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96세로 서거했다. 영국 최장수 군주인 여왕은 무려 70년 만에 군주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사진=AFP 제공)


8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영국 왕실은 여왕이 이날 오후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세상을 떴다고 밝혔다. 여왕은 25세에 왕위에 오른 뒤 영국 군주와 영연방 수장 자리를 지켜 왔다. 영국 최장수 군주다. 그동안 세계인들의 존경을 받았던 여왕은 1952년 즉위 이후 70년 만에 여왕 자리를 내려놓게 됐다.

여왕은 예년처럼 밸모럴성에서 여름휴가를 보냈고, 이틀 전인 6일까지 건강한 모습으로 공식 업무를 수행했다. 여왕은 밸모럴성에서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의 사임을 보고 받았고,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를 임명하는 행사까지 무난히 치렀다. 그러나 주치의들이 7일 여왕에게 휴식을 취하라는 권고를 내린 후 이날 일정을 취소했고, 끝내 눈을 감았다. 그 과정에서 BBC는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여왕 관련 소식을 생중계로 전했다.

여왕은 지난해 4월 남편 필립공이 세상을 떠난 뒤 건강이 급격히 쇠약해졌다. 올해 초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적도 있다.

여왕은 지난 70년간 정치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냉전, 공산권 붕괴, 유럽연합(EU) 출범, 브렉시트(Brexit) 등 현대사의 굵직한 장면들마다 국가 통합의 상징으로서 역할을 했다. 특히 대영제국 해체 이후 영연방의 구심점이었다. ‘살아있는 현대사’라는 칭호가 어색하지 않았다던 셈이다. 그의 즉위 기간 영국 총리만 15명이다.

여왕은 1999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초청으로 3박4일간 한국을 찾기도 했다. 이때 경북 안동 하회마을에서 73세 생일상을 받았고, 사과나무를 심었다.

왕위 계승권자인 여왕의 큰 아들 찰스 3세가 즉각 국왕의 자리를 이어받았다. 찰스 3세는 성명에서 “친애하는 나의 어머니 여왕의 서거는 나와 가족에게 가장 슬픈 순간”이라며 “소중한 군주이자 사랑 받았던 어머니의 서거를 깊이 애도한다”고 말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는 다우닝가 10번지 관저 앞에서 연설을 통해 “여왕의 위에서 현대 영국이 건설됐다”며 “여왕은 우리에게 안정과 힘을 줬고, 여왕은 곧 영국의 정신이었다”고 강조했다. 왕실이 서거 사실을 공식 공표한 뒤 영국 전역에서는 1분간 묵념이 이뤄졌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는 오는 18일 국장으로 막을 내리기까지 열흘간 이어진다. 13일부터는 닷새간 여왕의 유해가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하루 23시간 동안 일반에 공개돼, 일반 국민들도 경의를 표할 수 있다.

여왕의 관은 영구차에 실려 윈저성으로 옮겨진다. 이후 윈저성 내 성조지 교회에서 예식과 함께 지하 납골당으로 내려진 뒤, 영원한 안식에 든다.

(사진=AF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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