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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전남 구례군에는 장수복지팀이 있다. 원래는 노인복지팀이었는데 이름을 바꿨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장수`’라는 단어가 붙은 이유는 뭘까.
구례군은 지난 2018년 합계 출생아수가 72명, 6세 이하 아동수 854명, 한 해 태어나는 아이가 100명도 채 되지 않는다. 반면 65세 노인 인구는 8619명으로 전체 인구의 33%에 이른다. 소멸위험진입단계에 들어선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구례군은 출산장려금 등을 통해 젊은 인구 유입 정책뿐만 기존 노년층의 수명 연장을 통한 자구책도 함께 펼치고 있다. 장수복지팀은 노인들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도록 각종 시스템을 구축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우선 경로당과 노인회를 활성화해 노인 결식을 줄여나가고 있다. 전시공간이었던 생명체험학교를 노인대학으로 리모델링해 노인 체력단련장과 노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구심 기관으로 변모시켰다.
구례군의 이같은 노인 정책은 지자체에는 `장수촌`이라는 브랜드를 선사했다. 또 노인 중심의 1차산업 부가가치를 높여 노인 비중이 높음에도 성장을 이뤄내기도 했다. 구례군은 산업연구원이 조사한 `노인인구 비중이 높지만 시·도별 지역내 총생산(GRDP) 성장률이 전국 평균을 뛰어넘는 지자체 35곳`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구례군처럼 지자체 움직임도 바뀌고 있다. 젊은이들보다 노인이 많아 도시보다 먼저 늙어가는 지자체만의 살 길을 찾기 위해서다. 숫자로 보면 지자체의 고령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8일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229개 시군구 지방자치단체 중 89개(39%)가 소멸위험에 놓여있다. 고용정보원 지방소멸위험지수에 따르면 2013년 75개였던 소멸위험지역은 2018년 89개, 2019년 97개로 가파르게 늘었다.
소멸위험지역은 65세 이상 인구수가 20~39세 여성의 수보다 2배 이상 많은 곳이다. 출생아수는 적고 고령인구는 많아 인구가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20~30년 후에는 고향 마을 10곳 중 4곳이 사라질 거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문봉열 전남 구례군 장수복지팀장은 “출산율 자체가 극히 낮고 인구 자연 감소 자체도 매우 많다보니 건강하게 오래 살자는 취지에서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며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살 수 있을 지에 대한 연구용역도 진행 중인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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