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송인서적 두 번째 위기에..."도서 도매 유통구조 개선 절실해"

유통과정 투명화와 선진화 필요
"공개념 도입 필요성도 있어"
  • 등록 2020-06-19 오전 6:00:00

    수정 2020-06-19 오전 8:34:06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국내 2위 서적 도매업체 인터파크송인서적이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도서 유통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터파크송인서적과 거래했던 서점·출판사에 2차 피해가 우려되면서다. 이미 지난 2017년 송인서적이 부도처리 됐을 때 유통구조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2년 반 동안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인터파크송인서적은 지난 8일 경영난을 이유로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한 차례 부도를 겪으며 서점 및 출판사 거래처를 확보하기 위해 무리하게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중간 도매상인 인터파크송인서적이 회생절차에 돌입해 모든 거래가 중지되면서 출판사들은 이미 책은 넘겼지만 돈을 받지 못하고 있고, 동네서점은 돈을 선납했음에도 책을 못 받고 있는 상황이다. 강명관 인터파크송인서적 대표는 지난 10일 ‘인터파크송인서적 관련 긴급회담’에서 인터파크송인서적의 총 채무금액 137억원 중 출판사와 관련된 채무는 55억원, 재고 채무가 20억원 이라고 밝혔다.

2차 피해가 발생한 이유를 서점·출판계는 불투명하고 선진화되지 못한 유통구조 때문이라고 꼽는다. 박성경 한국출판인회의 유통정책위원장은 18일 이데일리에 “출판계에서는 관행이라는 이유로 도매업체에 책을 주고도 길게는 6개월이 지나서야 책값을 받는다”며 “심지어 책이 전국 어느 서점에 언제, 얼마나 판매됐는지 정보도 전혀 모른 채 도매업체가 주는 돈만 받는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안대를 끼고 장사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서점은 돈을 선납하고도 책을 받지 못 하고 있다. 조진석 동네책방 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인터파크송인서적과 거래를 하는 동네서점들이 10에서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돈이 물려 있는데 장사를 계속해야 하니 급하게 다른 도매상에 선입금을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독서 인구는 줄어드는데 악재가 반복되니 작은 서점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이종복 한국서점조합연합회 회장은 전체 도서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도 유통구조 개선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많은 독자들이 독서에 대한 충동이 생겼을 때 책을 구매한다”며 “오프라인으로 책을 많이 접할 기회가 있어야 도서 구매도 장기적으로 늘어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간 도매업체들이 너무 많은 데다 각각 취급하는 출판사도 다르다 보니 동네서점들은 다양한 책을 갖춰두기 어렵다. 결국 동네서점은 독자들이 원하는 책을 구비해 놓기 어렵고 구해줄 수도 없다. 같은 책도 인터넷보다 비싸게 팔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찾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출판유통구조 투명화·선진화를 위해 진행하고 있는 ‘출판유통통합스시템 구축’사업이 그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프로그램을 통해 서점과 출판사는 책 유통과정에 관한 각종 데이터를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또 지금까지 정확하게 알 수 없었던 서점별 책 판매 현황 및 재고도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도서 유통과정에 공개념이 도입될 필요성도 있다고 말한다. 그는 “수익 위주의 도매 구조와 출판물의 지역서점 공급망으로는 출판사와 서점 모두 불안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한국출판협동조합의 영업망 확대나 서점계가 주도하는 제3의 공익 도매업체 설립 등 공익적 도매 구조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삼례책마을 서점(사진=이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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