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rd SRE][Cover]③M&A 시장, 겨울이 왔다

M&A 시장에 찾아온 겨울, 장기화 우려
코로나19 시기보다도 감소
금리인상 타격에 '통큰' 투자한 기업들 우려의 시선
  • 등록 2022-11-21 오전 7:26:00

    수정 2022-11-21 오전 7:26:00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인수합병(M&A) 시장이 ‘고금리·고환율·고물가’ 삼중 악재에 눌려 하얗게 질렸다. 코로나19 시기보다도 거래가 위축된 것으로 파악됐다. 조달금리가 올라 자금 융통이 쉽지 않고, 시장 돈 줄기가 말라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만연하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깊어지면서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아 M&A 시장이 긴 겨울잠에 들어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리 압박에 위축된 M&A…거래 급감에 투심 냉각

33회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SRE:Survey of credit Ratings by Edaily)에서 올해 국내 기업의 인수합병과 기업분할(매각)이 많이 줄었다고 보는가를 묻는 질문에 크레딧 시장 전문가들의 답변은 평균 3.73점(5점 척도, 매우 그렇다 5점~전혀 그렇지 않다 1점)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올해 인수합병과 기업분할이 저조했던 편이라고 봤다. 직군별로 보면 크레딧 애널리스트(CA)가 3.71점을 기록했고 비CA 점수는 평균보다 근소하게 높았다. 채권매니저(MG), 연기금 담당자들과 금융투자업계 리스크관리 담당자, 심사부 담당자 등이 속한 기타 응답자들은 각각 평균 점수 3.74점으로 집계됐다.

실제 올해 M&A 시장에서는 거래가 급감하면서 냉기가 감돌았다. EY한영의 집계에 따르면 국내 상반기 M&A 조달액은 188억달러(26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사태 이전인 2015~2019년 기간 평균과 비교해도 3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M&A 거래가 감소한 사유(2개 선택)로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금 조달 부담’이 138표(4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직군별 응답을 살펴보면 CA는 48표(49%), 비 CA는 90표(44.6%)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경기둔화에 따른 기업 영업 전망 악화’가 84표(28%)를 기록했고 ‘투자자들의 보수적 투자 검토’ 69표(23%),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 7표(2.3%) 등의 순이었다.

SRE자문위원은 “결국 펀딩이 안 되는 상황의 문제다. 금리가 뛰고 자금 조달이 막히는 시기고, 당분간은 금리 영향이 지속될 수밖에 없어서 인수합병이 없는 게 정상인 환경이다”라며 “지금 진행되는 거래건들 중 일부는 이미 계약 협상이 마무리되어서 지금 딜을 깨면 계약위반이 되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강행하는 건들도 있다. 고금리가 지속되면 모든 딜이 멈추고 공백기가 더 장기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얼어붙은 시장 뚫고 진행된 M&A·투자…기대와 우려 교차

33회 SRE에서 가장 기대되는 M&A·투자로 꼽힌 건은 현대차그룹의 6조 3000억원 규모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 투자다. 전체 응답자 203명 가운데 46명(22.7%)의 표를 받았다. 담당업무별 득표를 살펴보면 비CA가 29명으로 가장 많았고 CA는 17명을 기록했다.

SRE자문위원은 “투자 대비 가성비에 대해 많은 관심을 받는 투자 건 중 하나”라며 “미국은 물류와 인건비가 비싼 곳이다. 과연 현대차그룹이 부가가치를 창출해오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려있다”고 평가했다.

두 번째로 기대되는 M&A·투자로 꼽힌 건은 2조원에 달하는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지분 인수다. 41명(20.2%)의 표가 몰렸다. 담당 업무별로 보면 비CA 25명, CA 16명의 표를 받았다.

이밖에 기대되는 M&A·투자로 꼽힌 건들은 33표(16.3%)를 받은 삼성그룹, 미국 제2파운드리 공장 투자(약 24조3000억), 29표(14.3%)를 받은 SK그룹, 미국 반도체·바이오·그린에너지·배터리 등 투자(약 41조6000억), 20표(9.9%)를 받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에피스 지분 인수(약 3조30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우려가 가장 큰 M&A·투자로는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지분 인수가 꼽혔다. 가장 기대되는 M&A·투자 2위에 오른 점을 감안하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는 셈이다. 전체 응답자 203명 중 56명(27.6%)이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직군별로는 비CA 39명, CA 17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지목했다.

SRE자문위원은 “대우조선해양의 심각한 수준의 부채비율과 향후 업황을 감당하는 것도 일단 문제다”라며 “쏟아부어야 할 자금 대비 대체 어떻게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시장에서 의문이 굉장히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2위에는 롯데캐미칼의 2조 7000억원 규모 일진머티리얼즈 지분인수가 48명(23.6%)의 표를 받아 순위에 올랐다. 직군별로는 비CA 30명, CA 18명이 표를 던졌다.

SRE자문위원은 “업황도 안 좋은 상황에서 자금조달 계획의 불충분성까지 반영된 결과”라며 “고금리 시기에 차입과 유상증자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한다. 심지어 경영권 프리미엄을 시장 평균 수준의 두 배를 주고 샀는데 향후 회수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사실상 돈을 날린 투자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우려가 가장 큰 M&A·투자 3위에는 46명(22.7%)의 표를 받은 KG그룹의 쌍용차 지분 인수(3655억)가 올랐다. 비CA 36명, CA 10명이 쌍용차 인수에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SRE자문위원은 “쌍용차 운영을 유지하려면 계속해서 투자금이 투입되어야 할 상황”이라며 “향후 전기차 쪽으로 사업 전환을 하더라도 모두 새로 투자해서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가 걱정스러운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18표(8.9%)를 받은 SK그룹, 미국 반도체·바이오·그린에너지·배터리 등 투자(약 41조6000억원), 12표(5.9%)를 받은 롯데그룹, 베트남 에코스마트시티 투자(1조2000억원) 등이 우려가 큰 M&A·투자로 꼽혔다.

돈 주고 산 것이 걱정인가 혁신인가…어려운 시장속 그룹 평가 희비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그룹을 꼽는 질문에서는 SK그룹의 인기몰이가 눈에 띈다. 총 응답자 203명 가운데 133명(65.5%)이 SK그룹을 꼽아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응답자 직군별로 보면 비CA가 84명으로 가장 많았고, CA가 49명을 기록했다. SK그룹이 혁신성을 묻는 질문에서 1위 자리에 오른 것은 지난 32회 SRE에 이어서 연속으로 두 번째다. 32회 SRE에서도 M&A와 분할, 기업공개(IPO),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영역까지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총응답자 154명 중 111명(72.1%)의 표를 받아 선두를 달렸다.

2위는 한화그룹이 차지했다. 한화그룹 역시 32회 SRE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1위인 SK에 표가 쏠리면서 한화그룹의 득표수는 그리 많지 않다. 전체 응답자 203명 중 36명(17.7%)이 한화그룹에 표를 줬다. 직군별로는 비CA가 29명, CA가 7명으로 집계됐다.

가파른 금리 인상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판단되는 그룹을 묻는 질문에는 롯데그룹이 1위로 뽑혔다. 전체 응답자 203명 중 80명(39.4%)이 롯데그룹에 표를 던졌다. 두산그룹도 51표(25.1%)를 받아 2위에 올랐다.

또 다른 SRE자문위원은 “두산그룹 등 금리 인상기에 재무구조에 차입의존도가 높은 곳은 우려의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3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그림 같은 티샷
  • 홈런 신기록
  • 꼼짝 마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