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50bp 인상 카드' 아직 살아있다…혼돈의 시장

PPI 급등에 인플레 장기화 공포감
CPI 버텼던 증시, 이번에는 '털썩'
인플레發 경기 여파 두고 시장 혼돈
연준 인사들 '50bp 인상 카드' 언급
  • 등록 2023-02-17 오전 6:59:02

    수정 2023-02-17 오전 6:59:02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급락 마감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생산자물가지수(PPI)까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가 커진 영향을 받았다. 이에 연방준비제도(Fed) 고위 인사들은 공개석상에서 50bp(1bp=0.01%포인트) 인상 카드가 아직 살아 있음을 강조했다.

시장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경기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시하고 있는데, 이번 경제 지표들은 침체 우려를 다시 되살렸다. 그만큼 투자심리는 쪼그라들었다.

(사진=AFP 제공)


PPI 급등에 인플레 장기화 우려

16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26% 하락한 3만3696.85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38% 내린 4090.41을 기록하며 4100선이 무너졌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78% 하락한 1만1855.83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4거래일 만에 반락했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0.96% 내렸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하락 압력을 받았다. 개장 전 나온 PPI 지수가 예상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PPI는 전월 대비 PPI는 0.7% 급등했다. 지난해 12월 0.2%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 뛰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0.4%)를 웃돌았다. 지난해 6월 0.9%를 찍은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식료품과 에너지, 무역서비스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4.5% 올랐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0.6% 뛰었다. 이 역시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근원물가는 변동성이 큰 품목을 뺀 것이어서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준다.

월가 일각에서는 이번 PPI 급등을 두고 전월 급락에 따른 기저효과와 에너지 가격의 이상 폭등이 겹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헤드라인과 근원 수치 자체가 높은 만큼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린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로웬가르트 포트폴리오 헤드는 “최근 수치들은 인플레이션이 끈적끈적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이로 인해 더 많은 시장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리클리 파이낸셜그룹의 피터 부크바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PPI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쉽지 않다는 점을 일깨워줄 뿐”이라고 했다.

게다가 이날 함께 나온 노동지표는 뜨거웠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9만4000건으로 나타났다. 전주보다 1000건 감소했다. 20만건을 밑도는 수치는 역사적으로 볼 때 여전히 최저 수준이다. 로웬가르트는 “노동시장은 여전히 타이트하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역시 연준의 돈줄 조이기를 지속하는 요인이다.

뉴욕채권시장은 줄곧 약세(채권금리 상승)를 보였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687%까지 올랐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872%까지 치솟았다. 전거래일 대비 7bp 가까이 오른 수치다.

이 와중에 경기 지표는 다소 부진하게 나왔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이번달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는 -24.3으로 전월(-8.9)보다 악화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지난 2020년 5월 이후 가장 낮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전날 소비와 생산 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이른바 ‘노 랜딩’(no landing) 기대감이 나왔지만, 이날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를 포함한 많은 지표들이 경기 침체 우려를 다시 되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번주 뜨거운 CPI와 소매 판매 지표를 버텨냈던 증시가 장중 내내 약세를 보인 것은 이와 관련이 있다.

부동산 지표 역시 부진했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주택 착공 건수가 전월보다 4.5% 감소한 131만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20년 6월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신규 주택 허가 건수는 지난달 134만건으로 0.1% 감소했다. 시장 전망치(135만건)를 약간 밑돌았다.

‘50bp 금리 인상 카드’ 살아있다

또 주목할 것은 인플레이션 장기화 공포에 연준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50bp(1bp=0.01%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현실성 있게 퍼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전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다음달 금리를 5.00~5.25%로 50bp 올릴 확률을 18.1%로 봤다. 전날 12.2%에서 약간 높아졌다.

연준 고위 인사들은 여기에 기름을 부었다. 실제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이날 “2주 전 지난 FOMC에서 시장 예상을 제쳐두고 50bp 금리를 올렸어야 하는 설득력 있는 케이스를 봤다”며 “인플레이션이 완고하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금리를 더 올릴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준이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올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지난 FOMC 때 50bp 인상을 지지했다”며 “다음달에도 이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속적인 금리 인상은 올해 디스인플레이션 추세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상승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8% 올랐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89%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0.13% 떨어진 배럴당 78.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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